#1
어제 저녁에 이영주 선생님이랑 통화 하면서 결혼식장까지 어떻게 갈까 갑론을박하다가 그냥 따로 가는 걸로 결론 짓고 나는 예상대로 12시 반에 도착했는데, 쌤의 예상대로 외곽순환이 엄청나게 막히는데다가 공주님은 마구 울어대서 아이구야 힘들다- 1시 반에도 힘들겠네- 이러시면서 일단 부조금 십만원을 대신 미리 넣어달라길래, 이러다가 둘이 쌤쌤되는 거 아니냐고, 선생님 결혼식 할 때도 하워드는 늦어서 결국 식에 참석도 못 하고 내가 부조금 십만원을 대신 내 줬는데 선생님도 결국 못 오시면ㅎㅎㅎ 했더니 '이게 현실이야' 라는 답문이;;; ㄷㄷㄷ
도대체 무슨 뜻인가- @o@
#2
며칠 전에 키가 훤칠하고 검은 정장을 빼입은 학생이 사무실에 들어와서 교생실습에 나가느라 수업에 들어갈 수 없는데 교수님을 찾아뵙고 말씀을 드려야겠네 어쩌구 이랬는데, 그 학생 모습이 너무 앳돼 보였다. (분명 스물다섯은 족히 되었을텐데;;;)
고등학교 때 교생선생님들만 해도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였는데... 실상은 저런 애송이(ㅇㅇ?)였다니... ㅎ
맙소사.
결혼식은 좀... 진행이 깔끔한 편은 아니었다.
난
당연히 둘을 이어 준 사랑의 메신저가 사회를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군지도 모르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물론 자신은 신랑의
절친이라고 소개하면서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했다는 되도 않는 드립 시도) 나도 모르고 신랑의 고딩 후배이며
신부의 대딩 후배인 사랑의 메신저(used to be regarded as the fella)
도 모르는 사람인 걸 보니 설마 중학교 동창은 아닐테고 남반구 어드메서 공부하고 왔나보다- 고 추측만 할 뿐 ㅡㅡㅋ 경신고를
경동고라고 두 번이나 부르는 만행을 저지르고 옆에서 잘못 얘기했다고 지적질을 받고 나서야 어익후- 하며 급수정. 뭐... 이걸
빼면 눈에 띄는 실수는 없었다.
- 누군지 몰라서 아니꼬웠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될 걸 가지고... 속좁기는.
- 아니거든? 진짜 학교 이름 잘못 얘기해서 뭐 저런 걸 다 틀려- 그라믄 안돼- 이런 거 뿐이거든?
주례를 맡은 유호봉 선생님도 길이 막혀서 늦게 오시는 바람에 식은땀 흐르고, 다른 사람들도 죄다 늦어서 난 또 혼자서 멀뚱멀뚱 갈
곳이 없어서 척추가 오그라들고(왜 거기서 신랑 옆에 서 있어야 하나요 ㄷㄷㄷ), 하객들도 밖에서 웅성거리고 정작 식장에 들어오지
않아 빈자리가 너무 많아서 옆에서 보기에 그닥 아름답지는 않았다. 다행히 식이 모두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을 때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선생님들이 오셔서(아예 안 오는 건 아닌가 걱정했음;;) 옆구리에 불던 찬바람은 가셨는데, 신랑신부가 피로연에 너무 늦게
나타나는 바람에 부모님들이 먼저 따로 따로 인사 다니고 하는 것도 어수선했다. ;;;
(이영주 선생님이랑 박진두 선생님도 기다리다 이미 먼저 자리를 뜨고 나는 하워드가 핸펀을 맡겨 놓아서 못 가고 있는데 나 혼자 있으면 또 척추가 오그라들테니까 뻘쭘함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환이를 억지로 붙잡아 놓은 상황 -_-)
-야. 사람들 다- 가고 난 뒤에 인사 돌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 그러게;;
- 폐백이 너무 오래 걸렸어요;;; 신랑쪽 친척들이 좀 많더라고요;;; ^^
(이 블로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당시 상황 완벽 재연)
식
장의 위치가 너무도 생뚱맞은 것은 이미 오래 전에 경고를 겸한 안내를 받았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아마
대부분 아니 뭐 이런 곳에 예식장이? ㅎㄷㄷ 이런 생각을 절대 겉으로 티나지 않게 했을 거다. ㅋ (세바퀴만 구르면 수원역이
코앞인 곳인데도 삼면이 논이오, 바로 옆은 버스 차고지랑 자동차 검사장)
난 그냥 새신랑이 좀 멋지게 보였으면- 하는 실현되기 어렵지만 소박하기 그지없는 바람 하나 뿐이었는데, 아니 난데없이 머리는 왜 볶아 놨는지
-ㅅ-;;; 독설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얘기한 것 뿐이야;;; (그런데 왜 처음에는 진짜 별로였는데 단체사진 찍을 때는 '지금
보니까 멋지네(물론 귀에 들어가진 않았겠지 ㅎ)' 했던 이유를 알았다. 분위기에 젖어서가 아니라 그나마 머리가 대충 정리되어
있네. 지금 보니까.)
[#M_.|.|이것 저것 많이 도와줬어야 했는데- 나 혼자서 덩그러니 도와준답시고 할 것도 그닥 없고, 유호봉
선생님 언제 도착하시나 전화 한 통 걸고 주머니에 넣으니 툭 불거져 보인다고 핸펀 보관하고 나중에 밥 먹다 말고 아주머니가
부르셔서 보따리 한 번 나른 것 밖에 없어;;; ~_~;;
[#M_..|..|사실 눈물이 나면 어쩌나 살짜쿵 걱정도 했는데, 식장이 워낙 정신 없고, 머리도 띵- 아프고, 밥 먹으면서는 공주님 시중드느라 그럴 새가 없었다. 좀 다행인듯? ㅎ
[#M_final destination of this very article|...|예전에 현동이형 결혼식 할 때 도서부 동기들이 뭉쳐서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부러웠다.
하워드가 오지랖은 넓어도 죄다 점조직이라 그렇게 여럿이 모여서 챙겨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긴 했어도, 나는 정말 진짜로 뭐든 하나
근사한 걸 해 주고 싶었는데...
알기나 할까? -_-[#M_twitter equivalence|....|
ginu_at: @gl2u 소파... 때문은 아니고 ㅎ 모르겠어요. 왜 이런지. 나이깨나 먹어가지고 뭐 하는 건지 ㅋ 제가 생각해도 진짜 웃긴 거에요. 결혼하는 거 뻔히 알고 있었는데- 야 이 녀석 진짜 가네 이러면서... 아놔 왜 이러지ㅋ 1:56 PM Apr 2nd
gl2u: @ginu_at
자식 결혼 시키는 부모맘일까요..? 아님? 전 예전에 그런 적 있어요. 친구 웨딩촬영 따라갔다가,, 아ㅡ. 얘도 이제 나와는
다른 세상에서 살겠구나ㅡ. 기쁘면서도 왠지 맘 한켠이 허했던... 알게모르게 의지를 많이 했나보다 했죠... 6:02 PM Apr 2nd
ginu_at: @gl2u 기뻐야 하는 게 당연한데 내 기분은 그게 아냐 (ㅇㅇ?) 뭐 그렇다고요. ~o~;;; 6:18 PM Apr 2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