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주일을 기다려 터치팟 새 제품을 교환받았다. 그 동안 CD도 많이 리핑해 놓고 무료 앱도 몇 개 받아 놓고(UK 계정을 메인으로 씀) 비됴도 좀 변환해 보고 플레이리스트도 만들어 놓고 물건이 배송되기만 목뼈가 늘어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뽑기 운은 없어도 배송 운은 있는지 우리 동네 담당 기사가 이 동네를 들르는 시간이 빨라서, 이번에도 10시 전에 받았다. 잽싸게 포장을 뜯고(포장을 뜯는 과정마저 일일이 사진을 찍어 올리는 블로거들의 경지에는 도저히 이를 수 없다. 디카도 없...고 ㅋ) 노래 2090곡(앨범 686개, 아티스트 494명), 비됴 3개, 앱 10개를 샤샤삭(이라고 썼지만 낑낑이라고 읽으면 캄솨!) 넣었더니 2.3 GB가 남았다. -ㅁ-;;;
But you can NEVER enjoy them without ANY of our incredibly and irresponsibly expensive additional purchase! HAHAHA!!!
하지만... 또 튕겼다!
핸펀 건전지도 얼마 없는 상황에서 내가 내 돈을 들여가며 애플 기술지원센터에 전화해서 저번과 똑같은 지리멸렬한 말싸움을 하기에는 머리가 핑핑 돌아 도무지 걷기도 힘들 지경이었기 때문에 그냥 검색을 조금 해 보니, 터치팟의 메모리가 128 MB라고 하는데, 이게 모든 터치팟 모델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만약 32 GB짜리 모델의 메모리도 무려 128 MB나(!) 한다면 난 차라리 명바기가 직접 삽을 들고 굴포천에 뛰어드는 걸 응원하겠다. ㅡㅡ;
물론 아무 것도 안 하고 얌전히 노래만 듣는다면 쓸 수 있다. 그건 처음에 받은 제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터치팟은 화면 꺼 놓고 노래만 들으려고 사는 게 아니잖아? 200 유로가 무슨 애들 사탕 값인가? 커버플로우를 2분도 채 구현 못 하고 튕기는 주제에!
하여튼 전화로는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메일로 질문을 할 수는 없는지 애플 웹사이트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하다 못해 언어는 상관 없기 때문에 US 사이트도 찾아 봤지만, 이메일 문의는 아이튠즈 스토어와 사진에 관해서만 가능하다고 친절하게도 개미 무릎 관절만한 글씨로 써 놓았다. (물론 미쿡 사이트에 게시된 내용이다) 애플스토어에 주문 전화를 걸면 국제전화를 무료로 싱가포르로 연결하지만 기술 지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들에게 통화 요금을 뜯어내는 이 기괴한 CRM을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 건지 도무지 뇌를 주물러도 답이 안 나온다. 마케팅 교과서에 애플의 이런 사례는 다룬 게 없는지 찾아보고 싶다. ㅡㅡ;;;
20센트나 내고 전화를 걸어서 몇 가지 확인해 보니 터치팟 모든 모델의 메모리는 128 MB가 맞다고 하고, 메일 상담은 애플 규정상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으며, 커버플로우가 몇 분까지 연속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는 테스트를 한 적이 없어서 모른다고 한다.
이 @#@%$&%!!%$같은 애플의 애물단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냥 환불해 버릴까?
아마 싱가포르의 번쩍번쩍한 사무실에서 룰루랄라 일하고 있을 애플 아시아 총괄 매니저에게 항의 메일이라도 보내고 싶다.
+ 애플도 모를리 없겠구나. 메일 상담을 원천 봉쇄한 대신 사용자들끼리 알아서 쿵짝쿵짝 잘 해보라며 만들어 놓은 게시판에 이것과 같은 문제를 성토하는 사람들이 쏟아지는데도 애플은 2년이 넘도록 아무런 해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환불하는 게 답일듯... (뽑기를 새로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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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딱따구리 2009.02.04 23:20
해당 증상은 커버플로우 구현상의 문제일 것 같네요. 아무튼 고생하십니다. -_-;;
저야 뭐 개발용으로 거의 사용하니 mp3같은게 그렇게 많이 들어있지도 않습니다만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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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linuf 2009.02.04 23:37
내 뽑기 운이 다한건가...
저같으면 환불하고 맙니다. 이름도 안새겨져 있으니 전보단 쉬울거 같은데요.
아이팟, 아니 애플 이거 다시봐야겠네.
ginu님께 심심한 위로를.-
궁시렁 2009.02.05 10:37
네. 각인이 없으니 그냥 소비자 변심만으로 2주 안에 환불이 가능하다고 분명히 확인 받았습니다.
저만 이걸로 열 받은 게 아니었어요. 애플 미쿡 웹사이트에도 이 문제로 성토하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던데, 웃긴 건 이게 2년도 더 된 버그인데 애플은 명바기처럼 입 딱 닫고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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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가면 2009.02.06 01:11
보통 기본어플실행시(리셋후 대기상태) 128메가의 램중에서
무려 80메가정도를 차지하더군요
게다가 음악어플을 한번이라도 켜서 백그라운드로 띄워두거나
메일어플을 설정해놔서 백그라운드로 동시에 들어간다면 100메가도 훌쩍넘어가
사파리같은 고용량작업떄 툭툭 튕긴다죠
근데 커버플로우에서 자주 튕기던건 그리흔한 증상은 아닌데
(특히 성능이 향샹된 2세대에서는)
설마설마 하지만 커버가 너무 많아서도 그럴수있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듭니다
하여간 램좀 256만해도 날라다닐텐데말이죠-
궁시렁 2009.02.06 16:37
남는 메모리 고작 20 MB로 뭘 즐기라는 건지...;;; 메모리를 확장해 주는 악세사리를 안 파는 게 신기하네요. -ㅂ-
어젯밤에 해킹했으니 어떻게 뚫어볼 방법이 있나 찾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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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쓰 2009.02.06 04:39
터치에 곡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그렇게 되는 거 같아요; 아는 동생도 비슷한 증상을 겪더군요; 전 아무리 넣어도 2천곡까진 못넣겠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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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시렁 2009.02.06 16:37
32 GB 짜리 터치팟은 그럼 그 많은(?) 용량을 어디에 써야 할까요? 노래가 조금 많아도 튕기고, 노래 파일의 크기가 커도 튕기고(그럴 거면 애플 무손실 형식은 뭐하러 만들었는지;;;), 두 손 두 발 묶어 놓고 귀에 이어폰 꽂으라는 걸까요?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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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09.02.07 23:40
저런, 새로 받은 녀석도 말썽이군요. 게다가 항의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니....
제 생각에도 환불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 같은데요.
현명하게 잘 해결하시기를 바랍니다!-
궁시렁 2009.02.08 16:49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하다 보니 마치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변호사라도 된 느낌입니다. 아무리 비싼 기기라고 이렇게 시간 들여 작동 원리를 파헤쳐야 하나요;;; (뻘소리만 뻥뻥 해 대고 알려 주는 건 없는 기술지원부가 나쁜 놈들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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