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한 젊은이'에 해당하는 궁시렁 2

  1. 2009.05.06 서서 쏴 앉아 쏴 15
  2. 2008.11.20 언어중추가 오염되고 있어! 11

서서 쏴 앉아 쏴

Life 2009. 5. 6. 00:45
* 이 궁시렁은 성염색체가 XY인 호모 더블 사피엔스에 국한된 내용을 다룹니다. ㅋㄷ


돈 없고 빽 없고 중딩 졸업장만 있으면 대략 끌려가는 어느 곳에서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하고 대략 경험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여러 가지를 억지로 가르친다. 이 중에 대략 몇몇이 얼굴을 붉히며 좋아하는 과정이 있으니 이름하야 빵야빵야질인데, 대략 서서 쏴, 앉아 쏴, 쪼그려 쏴, 엎드려 쏴 4 가지 자세가 있다고 한다. (참고로 운전 면허 시험도 연습하던 차로 시험을 봐야 합격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빵야질하는 사람에게 맞춰지지도 않은 빵야 도구를 주면서 시험을 통과하라고 목청을 높이는 한쿡의 체계는 대략 어처구니 없는데, 물론 군대 자체가 어처구니라고는 찾기 힘든 곳이긴 하지만, 내가 논산에선 20발 중에 하나만 표적에 맞춘데다가 대략 운도 지지리 없게 여분의 빵야질로 동료를 구제해주는 리스트에 들지도 못해서 DQ 먹은 다음, 남들은 쉬는 토욜에 대낮에 끌려나가 3600초나 더 어처구니 없는 여러 포즈를 해댔다가, 의정부에 가서는 효과적인 연습으로 내게 대략 최적화된 빵야 도구(이건 안에 충격 흡수 스프링도 들어있음 ㅋㅋㅋ)로 40발 중에 34발을 명중시켜 으쓱으쓱댔다는 사실 하나로 상식 탑재가 군대라는 어리석은 시스템이 돌아가는 데 얼마나 품질 좋은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증명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ㅋ_ㅋ)

스웨덴의 어느 까페에 붙어 있다는 알림그림.

그런데 빵야질은 사실 웃겨보려는(뭐?) 낚시고, 같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얘기를 궁시렁대려고 한다. ㅇㅎㅎ 다른 집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리 집은 집에서 작은 일을 볼 때 오줌 방울이 변기 바깥으로 튀어서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냄새가 나니까 '조준'을 잘 못하겠으면 '서서 쏴' 대신 대략 '앉아 쏴'를 하라고 조용히 타이르다가, 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조그만 입자가 날아다니는 것까지 어떻게 아냐며 매번 작은 일을 처리할 때마다 바지춤을 내리고 앉았다가 다시 서서 바지춤을 올리는 일괄 처리 스크립트를 일일이 실행하기 귀찮다며 콧방귀만 뀌다가, 하도 으르렁컹컹대길래 얌전히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하다보니까 점점 익숙해지는 거라...;;; 게다가 아무래도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집이 아니라 (큰 일과 작은 일을 해결하는 장소가 엄격하게(응?) 구분된) 바깥에서도 능청스럽게 큰 일을 보는 곳으로 들어가 작은 일을 보는 일이 생겨나게 되니까 어쩐지 당황스러웠다. ;;; 게다가 알 수 없는 매체의 주장에 의하면 집에서 앉아 쏴를 실천하는 아저씨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하는데 남의 집에 들어가서 외부로 돌출된 기관을 사용해 배설하는 동물의 행위를 관찰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작은 일을 처리하기 위해 앉을 때마다 내가 어쩌다 자연스럽게 매번 앉게 되는지, 다른 XY들도 이러는지,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조종당하는 것 같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면서, 일단 이렇게 키보드를 막 두드리긴 했는데 이걸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좋을지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대략 난감하다. ㅡㅡㅋ

어쨌건, 이런 픽토그램도 등장했다. (사실 이건 오드리님이 포스팅하는 게 더 어울리는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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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도이칠란트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반발하는 XY들이 꽤나 있는 모양이다. ㅋㄷ Bitte im Sitzen pinkeln!(젭알 쉬야는 앉아서 해!)를 구글하면 이런 짤방이 우수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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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갤러리에서 두 번째 그림에 대한 보충 설명 ㅎㅎㅎ

마지막으로 정말 짤방. (도이치어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지만;;;)
'남자는 변기덮개(Brille)을 올려 주세요'라고 씌여 있는데 안경(Brille)을 올려서 쏘고 있음. 이러면 정확한 조준은 더 어려워지고 쉬야는 방울방울 더 튀겠지? ㄲㄲㄲ (나만 웃는 것 같아... -_-;;;)
변기 덮개 올리고 내리는 걸로 싸우는 부부도 있다는데 남녀 모두 평등(?)하게 앉아서 일 보는 게 궁극의 해결책일까? 폴락락.
아버지를 만나려면 묘지로 가는 수밖에 없다. 빌어먹을 인생이라는 년이 원래 그런 것이다. 인생은 항상 우리를 버린다. 이 천박한 표현은 저절로 그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다.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는 원래 상스러운 말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드물지만 그런 말을 쓰는 경우 그 자신이 어색해서 깜짝 놀라곤 한다. 소리를 내는 기관들, 즉 성대, 구개, 혀, 치아, 입술에 전혀 확신이 깃들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마치 이것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언어를 발음하는 것 같다.

주제 사라마구, "도플갱어", p. 20


내 언어중추도 이렇게 오염되고 있다. 나도 (대략 13년째) 원래 상스러운 말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드물지만 그런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경우 내 자신이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하물며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경우는 전혀 없다. 여기서 '전혀'라는 부사는 사전에 나오는 뜻 그대로 쓰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런 상스러운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늘어나서, 겉으로 티가 나지 않지만 굉장히 당혹스럽다. 예전에는 속으로 생각하다가 상스러운 말이 나오면, 물론 이런 일은 정말 드물지만, 어쨌건 그런 말이 튀어나오면, 어이쿠, 이런 되먹지 못한 더러운 말이 떠오르다니, 하면서 마치 여러 사람 앞에서 그 말을 내뱉기라도 한 것 마냥 마구 부끄러워했는데, 근래에는 뻔뻔스럽게도 능글맞게 스리슬쩍 그런 말이 떠오르고, 대뇌피질이 화끈거리며 되먹지 못한 어휘 선택을 자책하기는 커녕, 그저 언어중추가 오염되고 있어, 라는 글이나 끄적이지 뭐, 어떡하나, 이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물론 대뇌피질에 어깨가 있어서 자신의 어깨를 으쓱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실제 내 어깨가 으쓱하도록 화학신호를 보낸다는 말은 아니지만, 어쨌건 아이가 자라면서 세상의 때를 묻어 더러워지는 것처럼 내 언어중추도 그렇게 오염되고 있다. OTL



도플갱어 O homem duplicado
주제 사라마구 지음 / 김승욱 옮김
해냄출판사, 2006






+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가 "상스러운" 말인가요?
- "젠장"을 넘어서면 상스러운 말로 분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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