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해당하는 궁시렁 2개
- 2009.12.28 오드리님의 미션따라 삼 만 야드(응?) (12)
- 2009.06.13 꿩 대신 닭 (17)
런던에 계시거나, 런던을 여행할 일이 있으면 이 식당에 가서 꼭! 드셔 보시기 바란다. 그게 안 된다면 옆 사람 먹는 모습이라도 찍어서 이곳 Oddly Enough에 제보해주시면 좋겠다. : )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 댓글로
이번에 유럽 가신다면서 한번 들러보세요. 들르기만. ㅋㅋ 사진까지 찍는다면 금상첨화. : )라며 압박을 가했는데, 애초에 나는 런던에 갈 계획이 없었지만, 뜻하지 않게 런던에 가게 되어서, 저 은근한 미션을 수행해야겠어! 라고 오지랖 넓게 초호화 커리 가게 '앞'에 가서 인증샷이나 찍겠다고 빵 터트리고 말았던 것이다. -.-ㅋ
짬내서 다녀오세요.
하지만 잉글랜드 일정은 대략 빡빡한 편이었...기도 했고;;; 그보다는 오드리님의 미션 수행보다 다른 걸 먼저 하다보니 우선 순위가 자꾸 뒤로 밀리고 자꾸 내일 가지 뭐, 내일 가지 뭐, 하다가 진짜 내일이면 개트윅 공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난 옥스포드에서 오늘 오후에야 런던으로 돌아온 참이고, 살인적인 런던의 물가 때문에 돈 몇 푼 아껴보겠다고 빅토리아에서 글로스터로드까지 지하철로 세 정거장 밖에 안 되니까 지하철 안 타고 그냥 걸어서 가겠다고 결정을 했고;;;
튜브 타면 금방인 것을... -_-ㅋ 걸어간 경로를 표시해 보니 3km는 족히 걸은 것 같다 oTL
BUT,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따!!!
오드리님이 소개할 정도로 유명한(!!!) 음식점이라면 당연히 뚤레뚤레 쳐다만 봐도 바로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게 왠 걸! 코트필드로드를 삥 돌았는데- 식당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 oTL 이게 뭐야!!!
급 당황해서 두 바퀴를 더 돌아보고 혹시 여기가 아닌가 싶어 옆 길까지 다 돌아봤지만,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식당 비스무리한 건 치즈 부스러기만한 것도 안 보이고 밀레니엄 호텔이랑 홀리데이인 호텔밖에 없다!!! 터치팟으로 검색해보려고 해도 열린 와이파이는 (당연히) 하나도 없고! oTL (애초에 주소를 딱 적어가지 않은 게 잘못 ㅎ)
그래서...
인터넷이 되는 곳을 (필사적으로) 찾다가, 인터넷까페겸 비됴대여점이 있길래 들어갔다. ㄷㄷㄷ
- I'm in Courtfield Rd, London, looking for the Indian curry restaurant Odlinuf mentioned, and I CANNOT FIND IT!!! Where THE HECK is it?!?! So after wanderin' around for about 10 mins, I paid 1.5 GBP just to surf the web where the heck that god-dang restaurant is. 2009-06-19 17:09:50
가게 웹사이트에 들어갔는데, 거기에도 몇번지인지는 안 나오고 코트필드로드라고만 나와 있어서(아놔 그건 안다규!) 5분만에 허탈한 표정으로 다시 나왔다. (물론 거스름돈 따위 없음. 5분에 3천원이라니 찜질방 컴터 요금보다 더 비쌈 ㄷㄷㄷ) 다시 코트필드로드를 훑었지만 역시 식당은 보이지 않고...
- 왜 길 가는 사람들한테 안 물어봤어요?
- 가게 이름을 몰랐... -_-;;; (저장된 키워드는 Courtfield Rd, Indian restaurant 단 둘 뿐이었음 -_-ㄷㄷㄷ) 그리고 원래 길 잘 안 물어 봅니다. (XY는 대다수 그러지 않음? +_+)
- 아깐 로컬 검색의 달인이라며. 푸훗!
몸도 마음도 지치고 쩔어서... 드디어 길 가던 아저씨한테 물어보았다.
- 저기요 아저씨, Bombay Brasserie가 어딨어요?
-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죠오기.
허걱...;;; 맙소사...;;;
바로 앞에 있었따!!! OTL
대여섯번이나 지나쳤는데도 몰랐다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갑자기 세상만사가 허무하게 느껴졌다. -_-
간판(?)
길가에 내놓은 메뉴판이 아니면 여기가 식당인지도 모를 기세.
아놔... 맙소사... 이럴 수가...;;; 왜 난 저 메뉴판을 못 봤을까;;;
-가 아니라!!!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저게 식당인지 어떻게 알아!!! (버럭!!!) (아무 정보가 없는 것 부터가 잘못임 ㅇㅇ)
하면서도 이미 이성과 체력은 도버 해협 너머로 탈출했고 위장은 분해할 먹이를 내놓으라며 으르렁댔기 때문에 일단 허기를 채워야겠다-고 메뉴판을 읽어보니...
^%*#$%!@#%^%#$$#@% ㅡㅡ;;;
물론, 가격도 비쌌다. 25파운드 밑으로 파는 음식이 없었다. (내가 왜 여기까지 걸어왔는데... 여기서 밥 먹을 돈이면 뮤지컬을 한 편 더 보겠다... 이게 한국 돈으로 하면... 기타등등)
하지만 더 큰 이유는...
6시 반 오픈! oTL
아직도 한 시간이나 남았어!!! 아아악!!!
앞서 언급했듯이 이성은 이미 브리튼 섬을 탈출했기 때문에 미친 척 하고 (옆 테이블에서) 금가루가 뿅뿅 날리는 럭셔리엘레강스판타스틱 커리를 먹어봐- 하고 2.5초 정도 진지하게 검토했찌만, 도저히 3600초나 더 기다릴 수가 없어서, 그냥 가게 사진만 딸랑 두 장 찍고 지하철 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굶주린 배를 채우려 KFC를 갈까 버거킹을 갈까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5파운드도 아까워서(도저히 만 원이나 주고 버거 세트를 먹을 수 없었음 흙ㅠ), 테스코에 가서 (잉글랜드 음식이 뭐 다 그렇지만ㅋ) 지지리 맛도 없는 1.2파운드짜리 달걀 샌드위치만 하나 달랑 사서 꾸역꾸역 먹었다는 슬프고 찌질하고 궁상맞은 결말. 흙 ㅠㅠ (여러분 안타까움에 목이 메이셔도 괜찮습니다 흙 ㅠㅠ)
뭐 그리하여 오드리님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정맞게 나섰다가 미션은 실패하고, 이를 만회하려고 ODD한 걸 찾아보려다 그것도 시간이 없어 흐지부지 되었다는 어정쩡한 이야기. ~_~
-
-
박재서 2009.12.29 03:19
아 재밌당 ㅋㅋㅋㅋ
저는여 남잔데도 길 잘물어보고다녀여 ㅇㅋㅇㅋ!!
근데 3키로가 먼가여 -_-;; 차가 없어서 버스 놓치면 항상 걸어다니는짓을 해서 3키로는 왠지 가볍네여 -┌... -
odlinuf 2009.12.29 23:03
ㅋㅋㅋㅋ 아니 이걸 이제서야 올리시다니. 무슨 말인가 했네요. 그나저나 대단한 집념으로 기어이 찾아내셨구만요. 저같음 걍 에라이 하고 햄버거나 사먹으로 갔을텐데. 금 카레(였죠?) 사진은 없지만 암튼 임무완료 인정!
-
궁시렁 2009.12.30 10:12
앗싸 인정! (응?)
이걸 이제야 올린... 것도 맞긴 한데, 사실상 저 여름에 유럽 다녀온 것들 중에 올라간 게 거의 없어요. 하다못해 스히폴 공항 궁시렁도 아직 안 썼... 쿨럭...;;;
6파운드나 6유로나 기실 금액 차이는 얼마 안 나는데, 같은 세트라도 6유로라면 아 뭐- 하면서 그냥 처묵처묵 했을텐데 6파운드 이러면 자동적으로 12000원이 땡- 떠올라서 도저히 지갑을 열 수가 없었어요. ㅋ
-
-
-
청초 2009.12.30 23:18
역시 궁시렁님은 글로벌한 만능인 이셨근여
뭐, 예상은 했지만... 네, 예상만 햇는데 진짜 글로벌파일지 몰았네여...
아니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는건 왤까요 -
cANDor 2010.01.16 12:18
이런게 ㄷㅏ 추억이죠.. ㅎ
전혀 음식점같진 않지만, 입구 이쁘네요.. 사진 톤도 맘에 들공..
전 직접 보고 사진만 똑딱 찍겠다는 목적만 가지고도 저런 코스를 마구 애용할 것 같은데..ㅋ
안타깝지 않고 부러브..요.. =]
어쨌거나 방금 이지젯에서 메일이 왔는데,
게다가 개트윅 공항에서 런던 시내로 들어가는 기차표도 10% 할인? 하면서 휙 들어갔더니... 생각해보니 16파운드나 하는 비싼 기차를 탈 필요는 없어서 그냥 보통 기차표를 끊으려고 검색하니까 미리 왕복 표를 예매하면 절반 이하로 싼 값에(환불이 안 되는 걸 빼면 11파운드 짜리 표를 4.5파운드에 살 수 있다) 살 수 있길래 앉은 자리에서 바로 9파운드를 긁어버렸다. (이랬는데 공항에서 지체되면 대략 낭패 -_-)
딸랑 1박 2일 돌기는 했지만 런던은 이미 8년 전에 가 본 곳이라 따로 관광할 것도 없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드리님의 예언대로 캐비어, 송로버섯, 금가루로 쓸데없이 도배를 한 초호화 커리 가게 '앞'에 가서 인증샷이나 찍어야지. 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