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도 내가 상상했던 대로 획일적으로 변한 건 아니었어요. 나누는 대화도 프랑스나 스위스에서처럼 날씨라든가, 수확이라든가, 그날 그날의 사건이라든가, 전쟁에 대한 무서움 따위였습니다. 그들도 전쟁을 두려워하더군요. 한 가지 다른 건 독일 바깥에서는 전쟁을 원하는 건 독일인이라고 말하는데, 거기서는 전쟁을 하도록 핍박하는 쪽은 외국인이라고 하는 사실일 뿐이었지요. 사람들은 전쟁이란 참극이 있기 직전에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듯 열렬히 평화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에리히 레마르크, "리스본의 밤", p. 50
리스본의 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 홍경호 옮김
범우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