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뻬리야루 닛뽄의 잔재라는 **동/리 xx번지 oo호 시스템 대신에 거의 모든 나라가 사용한다는 ㅁㅁ길 ##번 시스템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애초에 선이 아니라 면으로 공간을 판단하는 문화가 뿌리내린 마당에 갑자기 선 중심으로 바꾸려니 반발이 심했고, 거미줄같은 골목길에 어떻게 이름을 일일이 붙일 건지 뾰족한 수가 없어서 엣지 있는 이름을 지으려고 공모전(?)을 벌여도 동네마다 보곤족의 시낭송만큼 끔찍하게 뻔뻔한 이름이 붙은 길이 얼마나 많은지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알 수가 없고, 2012년부터는 새주소만 써야 한다는데 아직도 새주소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학로...로 주소 써주시는 분 처음 봤어요.[...] 라는 어쩌다보니 증언전문(?)인 매치어 스테파누스님의 증언)

강남구는 어차피 어디 있는지 들어도 모르는 작은 길에 붙였던 잡스러운-_-; 이름을 다 떼어버리고 큰 도로 기준으로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어차피 아무런 특색이나 유래 없이 짓는 이름 짓느라 골머리 싸맬 필요 없이 간단하고 우아하게 착착착 새주소를 넣을 수 있는 거다. (물론 바둑판 도로망을 갖춘 우월한 동네의 콧대높은 자랑질임) 역삼동 637-24번지를 찾아가려면 역삼동에서 헤매야 하고, 진미길 58번을 찾아가려면 이 길이 강남구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 길조차 없다.(이게 새주소 시스템의 가장 큰 맹점) 그런데 강남대로동48길 71번을 찾으려면, 뭐 어차피 이게 어디쯤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지도를 쳐다보며 찾아길 필요는 없다. (물론 역삼역 4번 출구로 나와서 두번째 골목으로 들어와 편의점 앞에서 왼쪽으로 꺽자마자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오라는 설명이 한국에서는 제일 경쟁력있고(?) 먹히는 방식이다)
이게 강남구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다른 동네가 도입하기엔 아직 시기상조이거나 아예 비효율적인지, 역시 돈 많은 동네인 서초구도 쓰고 있지 않아서 강남대로동xx길만 있고 강남대로서xx길은 없다. (뜬금없이 이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볼 여러분을 위해 강남과 서초의 경계가 강남대로임을 밝힘돠 ㅋ)

그런데 서울의 최외곽,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금천면(응?)도 강남구의 이런 시스템을 약간 변형해 도입한다네? 강남구는 남북/동서로 구분했는데 금천구는 방위는 떼어버리고 그냥 짝홀로만 ㅋㅋㅋ 아파트 입구에 안내가 붙어있길래 자세히 찾아보았더니 금천면사무소구청 자치행정과에서 이런 안내를 하고 있었다.

2000년부터 생활주소로 사용해 오던 새주소는(누가 썼는데? 나는 나 말고 본 적이 없음 ㄲㄲㄲ 아, 연대는 학교 명함에 성산로 262로 찍더라. 부럽...이 아니라 당연한 건데 ㄲ) 2009년 4월 도로명주소법 개정령 공포에 따라 인지도가 높은 '대로, 로'급 도로명에 시작점(남→북, 서→동)을 기준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 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하여 지도 없이 주소만으로 길을 찾기 쉽게 변경된다.
예를 들어 현재 시흥대로에서 오른쪽으로 뻗어 나온 도로인 금산초등2길·금산초등길은 각각 시흥대로26길·시흥대로28길로 변경되며, 시흥대로에서 왼쪽으로 뻗어 나온 도로인 유통상가길은 시흥대로27길로 도로명이 변경될 예정이다.

참고로 xx로#길 방식은 타이완에서 쓰고 있다. 자주는 아니고 가끔.

어차피 금천구에는 이렇게 기준점이 될 정도로 큰 길은 시흥대로(금천구 중심을 관통하는 길이니 금천대로로 바꿔야 한다는 파와 지금껏 쭉 써와서 인지도를 굳혔으니 시흥대로로 유지해야 한다는 파, 어차피 길 이름따위 안중에 없는 대다수(?) 세 세력으로 나뉨 ㅋㅋㅋ)와 남부순환로 둘 뿐이다. ㅡㅡㅋ
게다가 기껏 눈여겨보며 외워둔 길 이름과 위치를 코딱지 튕기듯 날려버리고 새 시스템으로 갈아끼운 근거라는 도로명주소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아무리 읽어봐도 대로를 중심으로 근처 길이름을 바꾸라는 부분은 없다. 우리 아파트 단지도 지금 주소는 구로동길 314지만, 구청에서는 이미 구로동길의 금천구 부분을 가산로로 바꾸려고 길이름을 새긴 보도블럭...이 아니라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돌(이거 이름이 뭐지?)까지 다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 모양이다. 어차피 구로동길은 남부순환로가 갈라놓았고 금천구 구로동길이라고 하면 천이면 구백구십팔 이 녀석이 어느 동네를 얘기하는 건지 금천인지 구로인지 갈팡질팡 헤매기 마련이라 나 혼자 3년 동안 묵묵히 사용하느라 주소를 다시 다 바꿔야 한다는 것 말고는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래도 길이름주소를 다시 바꿔버리면 검색도 안 되는데! -_- 새로 바뀐 새주소는 정부의 새주소안내 웹사이트 말고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바뀌기 전 새주소와 바뀐 새주소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은 어디에도 없다. (검색할 사람이 없다는 건가... ㅡㅡ;;;)
다음지도는 그래도 새주소를 검색하면 정확한 결과를 보여주고 예전주소를 검색하면 새주소를 옆에 표시해 주는데(물론 검색 결과는 옛주소를 검색하는 것이 훨씬 더 알참), 네이버지도는 길이름 새주소따윈 얄쨜없다. 하지만 다음과 네이버 모두 지도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최대한 성의를 보였던 길이름 표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ㅡㅡ;;; 구글맵(1년 365일 내내 삽질중인 다이나믹 코리아 모름? 업뎃이 너무 느리다 ㅡㅡㅋ)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 =ㅅ=


읽으면 속이 후련해지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