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게 갑자기 이런 궁시렁이 올라올리가 없죠? ㅋㅋㅋ

물론임돠. 해당 상품을 지급하고 리뷰를 받는 레뷰의 프론티어에 당첨되어 쓰는 궁시렁임.


너는 고기도 안 먹는데 왜 이렇게 피부에 기름이 많냐는 할머니의 푸념을 듣는 궁시렁. 아무리 피부 최외곽의 두꺼운(얇지도 않아 젠장 -_-) 기름층을 걷어내도('제거'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_-) 몇십분만 지나면 수도꼭지와 폼클렌저와 두 손의 노력이 하찮게 여겨질 정도로 금세 원래 상태를 회복하는 혈기왕성한 이 죽일놈의 기름샘같으니 ㅡㅡ;;; 이건 얼굴만이 아니라 머리 전체도 마찬가지여서 머리를 감은시 15시간 정도 지나면 머리카락이 자체로 분비한(나는 머리카락에게 너희의 유분은 스스로 관리하라는 권리장전이나 특별자치신체구역의 지위 따위는 부여한 적이 없다) 기름기 때문에 마치 일부러 머리에 뭔가를 바른듯한 찰랑거리는 윤기(물론 가까이서 보면 열대야가 아니어도 불쾌지수가 급상승 -_-ㅋ)가 흐르지만 20시간이 지나면 기름기가 알아서 흘러넘쳐 나흘 동안 머리를 안 감은 귀차니스트에 필적할 정도가 된다. 나는 그래서 세상의 모든 사람은 매일 머리를 감는 줄 알았다. ㅡㅡㅋ

이 지경이다보니 미용실 아줌마에게 샴푸를 추천해 달라고 해봐도 기껏해야 비듬 샴푸(아놔 난 비듬 없는뎁!!!) 얘기나 들을 뿐이었는데, 레뷰에서 탈모에 효과적이라는 다모코스메틱의 샴푸 리뷰어를 모집하길래 별 기대 안 하고 신청했는데 덜컥 뽑혔다. ㅎㅎㅎ 참기름과 들기름이 흐르는 두피와 덕분에 덩달아 뛰노는 두피트러블(절대 머리를 자주 만져서 그렇다고는 얘기 안 함 ㄲㄲㄲ) 및 매일 머리를 감아서 더 빠지는 것 같은 불길한 죄책감(왜?)이 드는 머리카락(아마도 자체 방어 능력은 부족한가보다 ㄲ)이 빚어내는 엉망진창이 정상이 되어버린 이 끔찍한 난장판에 지루성 피부염과 가려움을 완화해주고 두피의 쓸데없는 여러 특성 따위는 가뿐이 무시할 뿐 아니라 보습효과까지 곁들인 가느다란 구원의 콜로이드줄기가 등장한 것이다! (간략히 정리한 제품의 특성은 여기를 참조 ㅋ)

자기가 지구의 주인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는 인류를 돌고래보다 열등한 것들이 웃기고 있네 찍찍찍 하고 비웃으며 인간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금액이 들어간 프로젝트를 돌리고 있는 지구의 실질적 주인 생쥐가, 인류가 여전히 지구의 주인은 자기라고 굳게 믿게하려는 연막작전의 일환으로 벌이는 임상실험에 따르면, 민둥산이었던 등짝이 무슨 발모제라도 바른 것 마냥 2주만에 새카만 털밭(응?)으로 뒤덮였다는데, 생쥐의 등허리보다 어쨌거나 훨씬 광활한 사람의 머리에도 역시 같은 기간에 비슷한 효과를 바라며 리뷰 제출 기간을 정한 건 아닐테니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며 그 동안 이 샴푸를 사용한 느낌을 짤막하게(언제나 그렇듯이 서론이 생산적이지 못하게 길기 때문에 ㅋ) 늘어놓아 보자면-

일단, 상쾌하다!
허브로 가득 찬 비닐하우스에 들어온 것 같은 환각에 밀어 넣으려는 음모라도 꾸미나보다. 보통 샴푸와는 다르게 점성이 약해서 손가락 사이로 주르륵 흘러내리기 때문에 짤 때 조심해야 하는데, 일단 성공적으로 신체 최상단에 안착한 뒤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다보면 곧 상쾌한 향기와 함께 두피 자체가 상쾌한 향락에 몸둘바를 몰라하며 부르르 떨게 된다. 이 기분을 신체의 다른 부위로 치환하자면 폴로 사탕을 방금 와작와작 깨물은 입 안의 상태가 적당할 것 같다. 제품설명서(?)에는 지성두피의 경우 1주일에 두 번 샴푸 원액을 발라 20분을 기다리라고 하는데 무슨 염색하는 것도 아니고 바쁜 아침에 감놔라 배놔라 신령님께 빌고 빌며 아침나절을 좁은 샤워박스 안에서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거품을 낸 상태로 최대한 오래 놔두려고 노력은 했는데 째깍째깍 시계로 시간을 측정하며 씻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장담할 수는 없다.
내가 체감한 가장 큰 차이점은 다 헹구고 나서 미끈거리는 느낌이다. 보통 샴푸로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카락은 하루 종일 쌓아둔 기름기를 모두 약탈당하고 뻣뻣한 상태로 손가락과 뽀드득뽀드득 짝짜꿍을 하는데, 이건 샴푸와 린스가 합쳐진 제품이라 그런지(예전에는 이런 결합상품(?)이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다) 헹구는데도 머리카락은 스물스물거리며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 며칠간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초롬한 탄력에 당황스러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대략 익숙해지려고 한다. ㅎ_ㅎ 그리고 늦은 밤이 되어도 예전처럼 머리카락이 물기먹은 솜사탕처럼 떡지지 않고 샤방샤방하고 느슨한 동맹을 맺을 뿐이어서 심히 만족스럽다. ㅋㅋㅋ


- 그래서 제일 중요한 질문 : 앞으로 이 제품을 계속 사용하시겠습니까?
- 가격이 얼마죠? 기능성 제품은 비싸지 않나요? (그러고보니 얼마짜리 제품인지를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