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와 이러쿵저러쿵 협상을 하는 동안 정부가 감수하게 된 수치스러운 굴욕, 겸손하고 정직한 공무원이 범죄조직을 위해 상근으로 일을 하도록 허용하기까지한 굴욕을 보면서 도덕적으로 말해서 정부가 밑바닥까지 다 내려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게 눈을 감은 채 현실정치라는 늪지대를 건너가다 보면, 실용주의가 지휘봉을 잡고 악보에 적힌 것을 무시한 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다 보면, 불명예의 논리가 늘 어김없이 보여주듯이, 결국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몇 걸음 더 내려가게 된다고 장담할 수 있다.
p. 77

죽음의 중지 As Intermitências da Morte
주제 사라마구 지음 | 정영목 옮김
해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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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감은빛 2009.08.17 13:50      

    연달아 책 인용이네요. 주제 사라마구는 '눈먼자들의 도시' 읽다가 중단한 뒤로 손을 못 대고 있는데,
    역시 언젠가 시간이 난다면.......

    • BlogIcon 궁시렁 2009.08.18 19:25      

      어쩌다보니 한꺼번에 몰려서 올리게 되었네요.
      사라마구 특유의 독특한 문체 덕분에 어디서 끊어 읽어야 좋을지 갈피를 못 잡는 사람들이 있죠. ㅎ_ㅎ 물론 저는 그 문체가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
      감은빛님께는 '눈뜬자들의 도시'나 '동굴'을 더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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