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다가 이승길 선생님한테 전화를 해서 어둠의 샛길을 두발짝 옆에서 따라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과 듬직한 후원을 내심 부탁했는데, 비포장도로의 큼지막한 표지판을 열심히 읽어주셨다. ㅠㅠ 흙.
저번에 바로 그 곳에서 책을 읽는 동안 낼름 알바 공고내고 참 빨리도 품절되었던 중도 4층 알바 공고가 다시 떴길래 옳다꾸나! 하고 휴학생이 아니면 안 되냐고 쪽지를 넣었다가 아예 중도에 가서 미스터 장에게 직접 사정을 얘기하고 굽신굽신하러 갔다.
그랬더니 휴학생이 아니면 아예 결제가 떨어지지 않는다길래(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지원하는 지금 당장은 휴학생이 맞으니까 그냥 밀어붙이면 되는 거 아니었을까? +_+), 사실은 문헌정보 대학원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이 알바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눈을 두 번 깜빡거렸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를 앉혀놓고 피어봤자 소용없는 어린 새싹을 차분하게 난도질해 주었다. ㅠㅠ 흙.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네. ㅠㅠ 그걸로도 모자라서 옆 직원의 지원사격까지 받으며 공무원 시험을 강력하게 권했다. 학부 전공도 아닌데다 대학 도서관은 슬랏이 전혀 없으며 지원자 중에 아래만 치는 게 아니라 위도 치고 중간 부분에서 뽑는데 공공도서관에서 너를 절대 안 뽑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으니 환경미화원 모집하는데 석사학위 소지자까지 지원했더라는 기사 생각이 났다. (물론 내 사정과는 가장 큰 차이가 있지만 -ㅅ-)
그렇게 여러번 강조하지 말아요 -_-
oTL
그런데... 이미 X 되어 있는 것 같은데?
격렬한 지탄과 반대를 겨우 넘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마음 먹으니 이제와서 현실의 거대한 장벽을 뚫고 지나갈 수가 없는 건가...
-
류바리 2009.08.15 19:31
우연히 런던 SOAS대학에서 일하는 '아시아 전담 사서'와 대화를 한적이 있어요. 일본인이었는데. 제가 아는 언니가 유럽에 각종 도서관 및 문화원 사서자리를 알아보는 길에 한번 동참한 거였죠. 암담+우울+어둠+분노+한숨이 가득했던 대화가 기억나네요. 요약은 위에 춤추는 굵은글씨들로...ㄱ- 저도 참 사랑하고 존경해 마지않는 직업이 사서인데...
...
'쌤~ 이게 문법은 이렇게 해야 맞는거 같은데 왜 저렇게 말하는게 맞나요?'
'미국에서는 다 저렇게 얘기해~ 너만 이렇게 하는거야~ 너만~!!'
...
네, 저만 그런가요.-
궁시렁 2009.08.15 19:39
런던(그 북쪽 근교라면 더욱 좋겠지만 oTL)에 가서 박사 학위라도 따고 와서 흔들어보이고 싶지만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ㅠㅠ
실제로 가능한 일이 너무나 적네요. 휴-
-
-
cANDor 2009.08.15 23:14
남튀;;;; 아하하하하하하하할;; ㅡ_ㅡ;;
어쨌단, 전 한쿡에 오백냥 겁니다...=_=??
세상일이 다 맘대로 되진 않을지니,, 항상 생각지도 못했던 변수가 생기곤 하죠..
그렇다고, 그 변수를 다 대비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디로 가야할지만 확실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여요..
Toi,toi,toi!!
이상, 모든 계획의 시발점은 '막연한 생각'이라고 생각하는 1人.
막연했던 2가지일을 해치??우고, 다음 막연한 일을 계획 중인 1人.-
궁시렁 2009.08.17 13:15
앞일이 어떻게 벌어지게 되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 같아서뤼;;;
it's like if ur asked so what is it ur 'bout to do, u don't have anything else to say but well, the fact is, i dunno exactly either;;; oTL
-
-
회색웃음 2009.08.16 00:15
남튀 찾다가 옆길로 새서, 다시 이 화면으로 돌아왔어요. ㅋㅋㅋ
음.. 어떤 일을 하던 열정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열정적으로 파고들다보면 언제 어디서건 성공을 한다 주읜데.... 일단 여러 곳을 방문하거나 해서 분위기를 최대한 파악해야 겠네요. 해외도 포함해서요.. 그리고나서 눈높이 수정이 필요하면 하세요. 일찍부터 부정적으로 생각지 마시구요~
고만고만한 수입에, 고만고만한 일거리.. 그리고 여유.. 어찌보면 남들이 보기에는 한심해 보일지 몰라도.. 그걸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 없는 행복인건데..
요즘들어, 저도 예전에 쳐다도 안봤던 직업군이.. 부럽습니다. 일과 생활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직업.. 그러나 변화가 없어 건조해 보였던 그 직업들이요.
궁시렁님이 원하는 것을 잘 조율해 보세요. :)
그리고 근처 오시면 연락하세요. 국수~ 끓여드릴께요. :)-
궁시렁 2009.08.17 13:56
주머니를 탈탈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오는 건조한 수입에, 주말도 없이 출근해야 하는 일거리라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사람을 뽑나요 oTL
돈이 웬수같아요. ㅠㅠ
-
-
odlinuf 2009.08.16 02:25
제 친구 부인이 영국에서 문헌 정보 학과랑 비슷한 과 석사 학위를 받고 힘겹게 영국 한 도시에 있던 도서관에 취직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위에 류바리 님이 말씀하셨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도서관이 인기가 참 많더군요. 한국도 그런 줄 몰랐네요. 그런데 거기서 경력을 몇 년 쌓더니 올해 초에 뉴욕 UN 본부(도서관인듯)로 직장을 옮겼다고 해요. 궁시렁님을 블로그를 통해 1년 남짓 알고 이 글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바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이런 난관을 만났다고 오랜 목표를 접기엔 궁시렁 님 능력이 아깝다는 겁니다. 잘 헤쳐나가리라고 봐요. 경품 득템하는 것을 보면 궁시렁 님은 운도 좋으니까. ㅎㅎ
-
궁시렁 2009.08.17 14:07
인기가 많은 거라면 좋겠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잖아도 좁은 구멍이 점점 줄어들어서 문제에요. 역무원을 자동판매기로 대체하는 서류상으로 효율적인 정책을 도서관에도 들이밀고 ㅠㅠ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으흙! ㅠㅠ
-
-
-
궁시렁 2009.08.17 13:52
ROD가 뭔가 하고 찾아봤더니 애니로군요 ㅎㅎ
쉽지 않은 길이라는 걸 알고 결심했지만 막상 실제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이렇게 신랄(?)하게 뜯어말리니 착잡합니다. oTL
-
-
Noel 2009.08.16 20:29
그래도 누군가는 하고 궁시렁님이라고 못할 것도 없는데 저 사람이 궁시렁님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는 말부터 하다니, 나쁜 사람이네요. 보란듯이 성공해버리세요. :D
-
-
감은빛 2009.08.17 13:41
대학생들이 다른건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토익공부랑 공무원 준비만 한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뭐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겁니다. 저처럼 아무생각없이( 그리고 돈과도 아무상관없이) 잘 사는 사람도 있으니 걱정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