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네 빵집 아저씨 (47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봤다. 진희가 언제 시간이 되는지 몰라서 예매를 안 했더니, CGV는 거의 모든 곳이 매진이고 그나마 자리가 남은 곳도 고개를 힘껏 젖혀 목뼈에 무리를 줘야 하는 앞자리 뿐이었다.

저번에도 그러더니(명동에 가질 말까? =_=ㅋ) 오늘도 주린 배 좀 채우겠다고 롯데백화점을 헤집고 다닌 뒤에야 타이 오키드에서 오십만년만에 제대로 만든 타이 커리를 만족스럽게 먹고는 대한극장에서 8시 20분에 상영하는 것을 확인하고 결제하려고 아둥바둥대던 순간 랩탑의 전원이 나가버려서(터치팟의 사파리로는 한쿡 사이트에서 도통 확이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냥 무작정 가서 표를 끊었다. 제일 가장자리였지만 보는데 별 지장은 없었다. ㅎㅎㅎ


'위대한 개츠비'로 널리 알려진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을 2시간 40분으로 불려버린 이 영화(이탈리아 작가 아드리아나 피키니는 자기 소설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걸었음)를 보고 난 관객들은 잔뜩 분장하고 노인으로 변신한 빵집 아저씨의 머리를 조그만 배우의 몸에 합성한 어린 벤자민을 보고 기술적 측면에서 놀라며 박수를 보내겠지만, 나는 어쩐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요즘 CG로 못 하는 게 그리 흔한가- 하면서 너무나도 당연스레 받아들이다가...



아까 그 빵집 아저씨 (물론 47세)

이건 말도 안 돼! 없는 주름을 만들 수는 있어도 있는 주름을 어떻게 지워버려? 악질동안 이 모씨보다 (정확히) 2살이나 더 많은데! (당연히 CG로 하면 되지;;;) 물론 영화에서는 저렇게 싱싱하고 파릇파릇하고 탱글탱글한 모습은 저렇게 역광으로 어둡게 처리하거나 선글래스로 가리거나 아예 얼굴을 잡지 않거나 하는 식으로 적당히 피했고 분량도 지극히 짧다. 그런데도 기술의 난이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30년을 늙어 보이는 것 보다 30년 젊게 보이는 게 더 뇌리에 깊이 남았다. (영화에 몰입하면서도 속으로 이건 사기야! 라고 외쳐댔음)
영화는 진짜 끝내준다. 160분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워낭소리도 좋지만 단추네 단추 공장도 꼭 보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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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의 한 줄 요약 : 빵집 아저씨 잘 생겼네. (놀랍게도 아직까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