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스 만 원 할인 쿠폰으로 도연이 신발을 사 주라고 엄마에게 멤버십카드를 손에 쥐어 보냈더니 동대문 운동장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매장을 못 찾아 기어이 못 샀다길래 어처구니가 없어서 조금 짜증을 부리고 다음 날 엄마를 공항에 배웅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목동 현대백화점에 들러서 도연이 신발을 샀다. 내 맘에도 딱 드는 물건이 나왔길래 도연이 발에 안 맞고 마음에 드는 게 없다고 하면 내가 사려는 심산이 아-주 조금 들기도 했는데(이번 달에 나온 제품이라네... 두 달만 일찍 나왔으면 그걸 샀을텐데!!!) 신발 한 켤레 더 사기는 뭐해서 그냥 사 줬다.

지하철을 타려고 에스컬레이터쪽으로 가다가 우연히 애플 매장을 지나가다가 아이팟터치의 단아하며 도도한 유혹을 도저히 뿌리치지 못하고 몇 분이나 만지작대다가 지름신이 대뇌피질을 사정없이 무자비하게 주물럭대는 통에 터치를 지르기로 결심했다. 작정했다! (절대 충동구매가 아님. 아주 오래 전부터 용량도 넉넉하고 앨범 커버도 보여주고 인터페이스도 뛰어난 휴대용 음악 재생 기기(그러니까, 아주 좋은 예를 들자면, 아이팟)를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금껏 재정 문제와 여러 잡다한 이유(소니의 강점인 50시간 연속 재생에는 턱도 못 미치는 연약한 건전지 등)로 머뭇대고 있었을 뿐)
3개월 할부로 통장에서 돈은 빠져 나가되 내 계산으로는 이론적으로 얼마든지 할부 기간을 늘일 수 있으니까 한 달에 3만원씩 1년 동안 할부금을 붓는다고 생각하면... 음흠흠... 게다가 유로로 바꿔보면 16GB가 210유로가 채 안 되는 착한 가격! (파리와 빈에서는 289유로, 그 외 유럽 지역에서는 279유로, 런던에서는 214파운드, 뉴욕은 299달러... 뭐야, 유럽은 굉장히 비싸게 파는군;;;)
사실은 엄마가 준 천 유로를 바꾸고 남은 돈으로 장만하려고 했는데, 집에 와서 엄마가 쓴 돈을 계산해보니 천 유로로는 어림도 없었다... OTL (요 며칠 환율이 다시 떨어지길래 덜컥 겁도 나고 환율 계속 들여다볼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1791원에 바꿔버렸는데 환율은 다시 오르고 있... 나는 절대 투자는 안 할 테다 -ㅅ-)

포레스트가 알려준 14일 할인 행사


오목교역으로 나가는 통로에 철 지난 옷을 쌓아놓고 파는 것들 중에 눈길을 끄는 하늘색 얇은 남방이 있길래 아주 마음에 들어서 살까? 하니까 3만원은 너무 비싸다며 옆에서 철퇴를 놓길래 점원에게 물어보니 이건 올봄 신상품이라 싸게 파는 게 아니라고 -_-;;; (꼭 이런 식이다. 아울렛을 가도 파격적인 할인율과 싼 가격은 결국 미끼일 뿐, 맘에 들어 사려는 건 거의 다 제 값 다 받는 신상품 뿐이다 -_-;) 그러다가 집에 사용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W몰 만 원짜리 상품권이 있는 게 생각나서 거기에 가서 사야겠다- 생각하고 그냥 나왔다.

아니 그런데! 집에 분명히 있어야 할 할인권이... (뭐 이쯤되면 다음 줄은 안 봐도 블루레이;;;)
없네?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 orz
처음에 고모가 나 쓰라고 줄 때는 옷 살 게 없고 푸드코트에서는 쓸 수 없어서 그냥 놔뒀는데... 어딜 간 거지 ㅡㅡ;;;

그래서 그냥 거기서 살 걸 괜히 두 번 걸음하네... 하고 후회하면서 그냥 샀다. ㅠㅠ 만 원이 그냥 날아갔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푸훗, 만 원 날아간 게 대수랴? 환전해서 손해본 게 얼만데... OTL 환전 잘 했으면 아아팟터치가 떨어지고도 남았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