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도무지 그 광경을 비슷하게라도 표현한 사진을 찾을 수 없다 ㅠㅠ
그제 밤 성산대교를 걸어서 건너가는데, 안개가 굉장히 짙게 끼어 있는 밤이라 그런지 양 옆을 바라보니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의 가로등은 몇 개 지나지 않아 안개에 가려버리고, 한강 어귀는 거대한 악이 어두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 한 끝없는 암흑.
바람은 씽씽 불어대고, 걸어도 걸어도 다리는 끝이 없고(아무리 하류 쪽이라지만 한강이 이렇게 넓다니!), 담장은 낮고,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그 심연에 빨려들어갈 것 같았다. 마치 모든 관점 보어텍스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정말 한 시간만 거기 서 있으면 다리가 풀려버릴 것 같다.
세상에. 버스정류장 하나만큼 걸었을 뿐인데 2650미터라니. ;;; 아마 30분 남짓 걸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