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에서 발견한 총학 깃발. 그 뒤로 계속 쫓아다녔음.
(핸펀으로 찍은 사진은 화질이 너무 안습이라 고파스에서 날개님이 찍으신 사진 퍼옴)


어젯밤에 찬 바람을 쐬서 그런지 -_-; 몸이 으스스했지만 약을 먹고 진희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우리는 초를 준비하지 않아서 현장에서 바로 구하느라 거리 행진부터 참여한 행색이 되었는데, 8시 반쯤에 시청 앞에서 소공로로 빠져나와 남대문로로 돌아서 우정국로로 계속 직진하다가 동현이가 합류, 일단 율곡로 풍문여고 앞에서 닭장차에 막혀 꼼짝 못하고 있다가 총학 깃발과 법대 깃발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합류했다. (하지만 인원은 대여섯명 ㄷㄷㄷ)
맨 오른쪽 닭장차가 덜컹덜컹 하더니 이윽고 차 사이로 한 명씩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동십자각을 지나 삼청동길로 진입했지만, 여기서 또 닭장차에 가로 막혀 시민들과 전경이 대치상태에 있었다. 우리는 12시에 빠져나왔는데, 그 후에 결국 살수차가 물을 마구 뿌려대고 경찰이 직접 시민을 때리며 진압하고 있다...;;;



총학 깃발을 든 사람이 살수차의 직격을 맞고 있다.


총학 깃발이 살수차의 직격을 맞고 있다. 저 사람은 우리 학교 사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음.
어쨌거나 엄청난 수압으로 물을 뿜어대면서 사람에게 저렇게 직접 대고 쏘면 안 된다.
저 사람은 깃발로 살수차를 저지해보려다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고 차에서 떨어졌다. (뉴스에도 나오는 화면이다)
경찰은 고3 학생에게도 같은 짓을 해 결국 그 학생은 실명 위기.





다 타버린 촛불- 이게 이 나라의 모습이냐...




거리를 행진하는 사람들의 구호는 온갖 내용이 다 들어있다. 그 중에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고 구호를 외쳐봤자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도 거의 없다. '이명박은 쥐새끼다'라고 외치는 꼬마는 과연 자기가 무슨 말을 지껄이고 있는 건지 알고 있을까? 옆에서 우렁차게 민중가요(라지? 시위하면서 비장하게 부르는 노래)를 부르는 아줌마를 보면 '뭐야 저 사람... 무서워...'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해도 아무런 대꾸도 없는 것이 2008년 서울의 현실이다.


5시 30분, 광화문에 SWAT 투입. 누가 테러범이냔 말이냐!!!

7시 55분, 끝까지 남아 학생들을 지키고 있던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및 고대생 5명이 안국사거리에서 연행, 강북경찰서로 후송되었다. 경찰은 깃발을 들고있다는 이유만으로 깃발을 빼앗아 찢고 인도에 있는 사람을 발로 짓밟으며 마구 폭행하고 연행해갔다.
하지만 명바기는 만개의 양초를 판매한 배후가 누구인지 보고하라고 버럭질 해대며 교회에 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