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최신작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에는 (패색이 짙은) 아프리카에서 전투 중인 이탈리아군의 소식을 전하는 신문 기사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라디오 런던(BBC Int'l)으로 영국인이 전하는 전황을 몰래 듣는 모습이 나온다. 이탈리아의 신문은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만 기사를 쓰는 대신 적어도 뻥은 치지 않았지만,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 애쓰는 주인공은 그 옛날의 신문을 다시 읽으면서 당시에는 차마 전할 수 없었던 행간에 숨어있는 진실을 짚어낸다.
말하자면, 이 사진을 보고,
아, 그래서 츠키야마가 들고 있던 태극기가 안 보이게 사진을 찍었구나- 라는 걸 알아채는 식이랄까?
물론 나쁜 소식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명바기가 거꾸로 된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진은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수없이 펌질에 펌질을 거듭한 뒤에야 기사가 삭제되거나 다른 사진으로 대체된 뒤 몇몇 언론에 짤막하게 보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