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이스에 가서 비스킷과 핑거필레를 시켰는데, 들어가기 전에 계산했던 것보다 조금 더 많이 나왔길래 나가다 말고 돌아서서 의아한 표정을 최대한 감추려고 노력하며 값이 올랐냐고 매니저에게 물어보니, 비스킷은 100원, 핑거필레는 400원(200원 x 2) 올랐다고.

보이지 않게 속으로 이렇게 비싸서 뭔들 먹겠나며 툴툴거리며 홈메이드 레버리지마냥 치킨 비스킷을 먹으려는데(물론 비스킷을 반으로 잘라서 그 사이에 치킨을 넣은 진짜 치킨 비스킷처럼 먹고 싶지만 한국에서 파는 비스킷을 위아래로 반으로 가르려는 터무니없는 시도를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냥 비스킷 한 입 먹고 필레 한 입 먹는 식으로... =_=;;;) 영수증이 안 들어있길래, 다시 매장으로 가서 영수증을 달라고 한 뒤 매니저에게 가격이 다 올랐나보다고 넌지시 물어보니... 밀가루가 어쩌고 하면서 7월 22일부로 올랐다고 한다. (모든 패스트푸드 가게들이 다 그렇듯이 가격이 오른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이 열심히 일단 주문부터 받고 본다) 그러고보니 정말 메뉴 소개판이 새 것이 놓여있네. 특히 핑거필레가 많이 오른 편이라고 강조하면서 필레샌드위치는 가격이 그대로라고 힘주어 얘기하는 매니저.

힐끔 가격표를 보면서 죄다 1-200원씩 올랐네 뭐- 하고 있는데... 응? 스위피버거가 1700원???
2001년까지만 해도 단돈 천원이던 스위피버거가 1700원?
엊그제까지만 해도 1400원이었던 스위피버거가 21.4% 오른 1700원?
뭘 넣고 갈았는지 알고 싶지도 않은 패티에 양상추의 형상을 본뜨다 만 것 같은 아삭하고 허여멀건하거나 물기 없이 축 늘어진 야채를 넣은 그 싸구려 스위피버거가 이제 1700원?

(비싸서) 이제 못 사 먹겠네요, 라고 하니 매니저도 자기도 팔기 무섭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생활물가지수가 지난 달에 비해 7.1% 올랐다고 오늘 뉴스에 나오는데, 이렇게 지갑을 말려 비틀 정도로 물가가 오르니 내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스태그플레이션 모드로 돌입한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 같다. 나라도 비싸서 안 사먹겠다. (흠... 이건 좀 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