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와 이러쿵저러쿵 협상을 하는 동안 정부가 감수하게 된 수치스러운 굴욕, 겸손하고 정직한 공무원이 범죄조직을 위해 상근으로 일을 하도록 허용하기까지한 굴욕을 보면서 도덕적으로 말해서 정부가 밑바닥까지 다 내려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게 눈을 감은 채 현실정치라는 늪지대를 건너가다 보면, 실용주의가 지휘봉을 잡고 악보에 적힌 것을 무시한 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다 보면, 불명예의 논리가 늘 어김없이 보여주듯이, 결국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몇 걸음 더 내려가게 된다고 장담할 수 있다.
p. 77

죽음의 중지 As Intermitências da Morte
주제 사라마구 지음 | 정영목 옮김
해냄, 2009



텍큐닷컴 우수 베타테스터로 선정되고도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구글-텍큐닷컴팀이 친히(?) 소정의 상품(?)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지금이야 평준화때문에 특출날 게 없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끝발 좀 날렸던 순천의 어느 남루하고 유명한 고등학교에 막 입학한 김쉐렑(가명)씨가 잡다한 행사의 서울 집중 현상에 반발하며 기회 균등을 위한 투쟁도 불사할 기미(라고 쓰고 선물을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떼를 쓰며 굽신댄다고 읽는다)를 보이자, 여성의 안구정화 말고는 발톱에 낀 때보다도 더 쓸모 없는 어느 멍청한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과감히 삭발까지한 페르시아의 황제(잉글랜드어로 대략 적시-즈라고 읽는다)처럼 관대한 텍큐닷컴팀은 (아마도) 거리 관계상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8명에게 (아마도) 구글 쇼핑백에 담은 선물을 다시 종이 박스에 넣어 보냈고, 왜 좀 더 그럴듯한 팀 이름을 짓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부산 아이파크의 열렬한 팬이며 텍큐닷컴 사용자 이탈 방지 위원회장으로 손색이 없는 누군가가 선물이 잘 도착했다며 올린 글을 보니, 자신에게 가장 쓸모있는 물건이 라됴라는 것이 아닌가? 그 라됴가 어떤 라됴인가? 최근 고척동으로 출근하며 안양천 일대를 배회하는 기록을 매일 갱신하다가 뜬끔없이 프로젝트가 붕괴되어 본의 아니게 연재를 마감한 30대 여성 김모씨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의 이웃 누군가가 구글 티셔츠만도 못한 사무실 장식용 라됴라고 폄하했다는 바로 그 라됴 아닌가?

흠, 흥미 유발(아님 말고 -_-ㅋ)을 위해 머리를 쥐어 짜내는 짓은 그만 하고, 다시 중간쯤으로 돌아가 띠용님의 글을 보니 비교적 간략한 사용법이 나와 있길래 시냅스 5 개가 동시에 비명을 지르며 링크가 걸린 노엘님(사실은 노엘님과 이웃이 아니어서 뭐라고 말을 지어낼 가닥이 없어서 포기한 거임 ㄲ)의 기념품 수령증을 보니-

아니, 설명서가 있잖아!!! (버럭!)

왜 제 라됴에는 설명서가 없을까요-? 라는 댓글을 달려다가 혹시나 해서 박스를 뒤져보니, 럴쑤! 라됴를 꺼내고 바닥에 깔린 건전지와 스펀지로 된 건전지 보호거치대(?)를 빼고 나니, 그 밑에 잉글랜드어, 도이치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에스파냐어, 이탈리아어가 차례대로 적힌 설명서가 웅크리고 있었다! 아놔... 이게 무슨 진시황의 불로초도 투탕카멘의 보물도 아닌데 뭐 이렇게 꽁꽁 숨겨 놓았을까?
... 가 아니었다... orz
분명히 간담회가 끝나고 라됴를 켜봤는데, 그 때 분명히 어댑터를 꽂으라는 구멍만 있고 어댑터는 안 들어있는 촉촉한 신개념 상품에 탄복하면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스펀지 재질의 보호장비로 철벽 경호를 받는 건전지를 바닥에서 끄집어냈으니, 분명히 그 때 잠깐 모습을 일부분 드러낸 미지의 설명서를 봤을텐데. ㅋㄷ 분명히 바닥에 off라고는 써 있는데 이걸 어떻게 끄라는 건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며 이런 정체 불명의 사무실 장식품은 필요 없으니 구글 티셔츠를 내놓으라고 크르렁대며 폴락락대던 대학생 궁모씨(가명, 아님 이니셜 G, 말이 좋아 학생이지 사실상 무직)는 어쩌라는 거야! ㅋㅋㅋ
설마 저 커다란 라됴에 터치팟의 중력감지기능이 있을 리는 없고 무슨 원리로 휙휙 돌리면 불이 들어오고 라됴가 꺼지는지 알 수 없지만(혹시 끔찍하게 단순한 다이오드 뭐 이런 거? ㅋ) 지금 오밤중에 건전지를 세 개나 넣고 라됴를 켜서 실험하기는 귀찮으니 그냥 우와 신기해- 이 정도로 하고 말아야겠다.


Q : 이 짤방의 용도가 아닌 것은? (AA3)
① 라됴를 정말 켜 봤다는 인증샷
② 오렌지빛 조명의 힘을 빌어 머리카락이 검은색이 아니라 짙은 갈색이라고 우기기 위한 증거
③ 얼굴(특히 눈 주변)의 상하좌우 비대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유 없는 자폭
④ 김테휘와 옥수수턱털차 정도는 시크하게 무시해 주는 V라인 턱선 자랑

내가 네 에미다

  1. 2009/04/17 구글-텍큐닷컴 간담회 그 후 (31)
만우절이고 자시고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서 인턴하고 있는 밥돌이 맛난 점심을 쏜다길래(사실 졸랐음 ㅋ) 이런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를 놓칠 수 없어 후다닥 옆구리를 찔렀는데, 500미터 앞에서 걸어오는데도 티가 나는 밥돌이는 바로 어제 자전거를 타다 승용차에 발을 밟혀 아주 경미한 부상을 입고 오른 발에 깁스를 한 채로 나타나, 걸어가면 10분일 거리를 택시를 타고(처음에 전후사정 모를 때는 직딩티 내냐고 킥킥댔는데 ㅋ) 원래는 맛난 초밥 잘하는 집을 가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배가 안 고파서(라지만 사실 11시 반은 점심 먹기엔 좀 이른 시각 ㅋ)... 뭐... 밥돌이랑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뭔가 멀쩡한 걸 기대한 내가 잘못이다, ㅋㅋㅋ, 어쨌건 어디론가 가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응?) 직딩들이 디글대는 식당 한 구석에서 롯데리아 버거처럼 무지무지 큰(그러니까 10살배기 손바닥보다 작은) 햄버거를 50초도 안 되어 게걸스레 먹어치우길래 내 샌드위치 반 쪽을 더 먹으라고 주고(절대 내가 배가 고프지 않아서가 아님;;;), 가게를 후다닥 뛰쳐나와 여의도공원을 가로지르며 산책을 하고, 교보로 갔다. (우와. 만나서 사무실 보내기까지 소요시간 정확히 90분. ㅋㅋㅋ)
  • 밥돌에게 맛나고 비싼 점심을 얻어먹으려던 계획은 보기 좋게 어긋나고 말았다 ㅋ (me2sms)2009-04-01 13:22:02

교보에서 책 구경을 실컷(?) 하고 집에 가려다가, 신설동역으로 가게를 옮긴 돌냄비열우동을 일부러 찾아갔는데, 사장님 내외가 안 계셔서 아는 척도 못 하고 ㅡㅡㅋ 특가스(포크 커틀릿과 치킨 커틀릿이 함께 나오는데, 포크 커틀릿은 그냥 말 그대로 싼티나는 동네 돈까스고, 치킨 커틀릿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슴살로 만든 게 아니라 어묵을 갈아서 두텁게 튀긴 요리와 분간이 잘 가지 않음)를 시켰는데, 내가 주문한 특가스는 여기서는 없앤 메뉴인데 내가 학교 앞에서부터 자주 온 손님이니 특별히 해 주겠다고 해 몸이 달아오를 지경에다가, 어쨌든 나는 주인아줌마아저씨랑 막 친한 척(쿨럭;;;)을 하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사장 아줌마는 일찍 들어가고 사장 자리는 친정엄마가 꿰찼으며, 서빙은 아줌마의 동생(어쩐지 말투가 똑같더라 ㅎㅎㅎ)이 하고, 옆에서는 어떤 막걸리가 진짜네 가짜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노인분들이 왁자지껄 떠들기에 기껏 신설동까지 일부러 온 보람이 없어졌다.

게다가 밥 먹는 동안 하차태그한지 30분이 지나서 버스비를 또 내고 학교에 갔는데,
  • 중도 올라가는 길이 원래 이렇게 멀었나…? 학교에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ㅅ-;;; 중도 왔더니 찾는 책은 없고 -_-;;; (me2sms)2009-04-01 18:14:41
내가 교보에서 볼만하다고 찍어온 책들은 과도에 있거나 아예 책이 없는 안습스러운 사태가 발생하고, (분명히 이번 학기에 등록한) 포레스트에게 이봐 자네 그러지 말고 장기하표 싸구려 자판기 커피나 한 잔 쏘지 그러나- 하고 문자를 보내자 자기 요즘 학교에 안 나간다는 (예의) 시니컬한 답문만 되돌아 오고, 기껏 오랜만에 학교에 왔건만 책도 한 권 못 빌리고 빈 손으로 쓸쓸하게 집에 돌아오는데, 매번 10시가 넘어서야 집에 오다가 혼잡한 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려니 6호선마저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반나절 동안 서 있느라 다리는 피곤한데 신당에서 2호선을 타면 기회가 빨리 나지 않을까 싶어 후다닥 내렸는데, 보통 가던 길이 아니라 그런지 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가 나긴 했는데 앉고 나서 열차가 진행하는 방향을 보니까 합정이 아니라 잠실 쪽으로 가길래, 어차피 지구는 둥글고 2호선은 순환선이니까 10 몇 분 차이날 뿐 급한 것도 아니고 그냥 느긋하게 앉아서 왔다.

집에 와서 보니 어느샌가 도서관 사이트에 적절한 파비콘(favicon: favorite + icon. 이 합성어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잉글랜드어 사용자들도 나처럼 당황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favorite을 줄였으므로 페이바이콘 또는 패바이콘이라고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딘가의 사전에 패비컨이라고 첫 음절에 강세를 두고 친절하게 음성 서비스를 해 주는 곳이 있으니 나도 걍 여기 묻어간다)이 들어가 있는 걸 보게 되었다. 오오- 좋네. 자세히 보니까 도서관의 로고가 따로 있구나. 학교 사이트도 저렇게 favicon 넣으면 얼마나 좋아- 응? 언제까지 저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아이콘 쓸 거야? ㄲ (하긴 뭐, 몹쓸 SK의 네이트닷컴도 저 몹쓸 faicon 쓰다가 제대로 된 거 박아넣은지 얼마 안 됐다 ㅋㅋㅋ)
하지만 자잘한 아이콘 말고(응? 궁시렁 네가 왠일이냐? ㄲㄲㄲ) 몹쓸 IE에서만 돌아가는 사이트 자체가 문제지! 파폭에선 책 검색조차 할 수 없다! xml 코드와 ie 사이에 무슨 몹쓸 모종의 사악한 관계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우울한 딱따구리님 소환글?) 공립 도서관 사이트들은 어쨌거나 검색은 가능하고 학교 사이트도 텍스트 메뉴로 들어가면 (아마) 브라우저에 상관 없이 이용할 수 있는데. 오픈웹을 운영하는 김기창 교수님은 도서관 사이트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ㅅ- 또 넷스케이프 타령은 언제까지 할 건가? -_-ㅋ

결론 :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니다. 호연님의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Falling Slowly

Life 2009. 2. 2. 21:16

Glen Hansard(left) and Markéta Irglová at the 80th Academy Awards after winning Best Original Song with "Falling Slowly."



I was not attracted to this soundtrack, or the song, Falling Slowly, when I first heard it at iTunes store. I was well aware that this incredibly low-budget music film and its soundrack were quite huge hits even in Korea (just like the same music-based film Secret, directed and starred by Jay Chou), but with an indescribible reason I didn't come across with feeling like watching the movie, until I asked Forest to share the movie and soundtrack last week. THEN finally I watched the movie Once (I'd like to emphasize that I did NOT illegally enjoyed the movie; I borrowed DVD at the school library) and no later than 15 minutes I realized the song sounded kinda brilliant in the movie. It was wrong to judge a song at the first sight; but nowadays you do, especially at iTunes store where you pre-hear it only for half a minute unless you pay and download the file.

The first impression of the movie for the first 10 minutes was; well, so, this is Irish English??? Cummon, maan! How can you understand them talking when you even can't even make sure you're listening to English at all? (This was because I turned on commentary subscript on the monitor, (well, not on a screen, for there are only 4 PDP TV at the school library and they're not available if you don't make a reservation on the previous day, so all you can look at for 3 hours to watch a movie is a simple plain LCD monitor, and for what is worse, usually you can't set up the right resolution for DVD, which was the case I had to face this afternoon) so I was wholy depedent on my ears to comprehend what was going on in the movie.) Well, at least I was kinda relieved when I found out the girl was an immigrant from Czech; it was natural her Irish English was far from my catching! LOL





한 줄 요약 : 원스 사운드트랙 노래 좋네. ㅎㅎㅎ (아일랜드 억양은 어쩌고?)

multi language

Life 2008. 12. 6. 04:13

핸펀으로 찍은 이 사진을 컴퓨터에 옮기려고 하니까 자꾸 애니콜PC매니저플러스의 카메라 기능이 에러가 나서, 이 망할 놈의 프로그램같으니- 하면서 아무리 시도를 해도 안 돼고 프로그램 업데이트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되지 않아서 시간만 새고 있다가, 언젠가 한 번 포트 에러 어쩌구 하는 에러 메시지가 뜨길래, 혹시 몰라서 컴 뒤쪽의 usb 포트(앞뒤로 포트가 6개 있는데 정상적으로 인식하는 건 절반도 안 되고... 컴을 새로 살까 -_-;;;)에 꼽아보니 드라이버 설치부터 다시 하려고 폼 잡길래 됐어! 안 해! 버럭! 하고 그냥 자려다 또 혹시 몰라서 카메라 기능을 업뎃해보니 이번엔 무슨 조화인지 안 튕기고 업뎃이 완료되어서 또 다시 혹시 몰라서 다시 핸펀을 연결해 보니, 이제 잘 된다(라고 해봐야 언제 또 다시 먹통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지지난주 토욜 기억나지 않는 이유로 별다방에서 저녁 내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가(정말 중광에서 공부 안 하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_-ㅋ) 순간 내 테이블에 펼쳐진 것들에 얼마나 많은 언어가 들어있는지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었다.


일단 소니 NW-E507에는 7개 언어(연주곡 제외 ㅋ)가 들어있다. 말이 그렇지 그래봤자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는 한 곡씩 뿐이고 일본어와 광동어도 몇 곡 안 되지만 ㅋ (사진에는 Boyzone의 Every Day I Love You가 나오고 있군)
파일 케이스에는 도이치어로 된 송장(아, 저걸 프린트하러 갔었지)과 2002년 초급 도이치어 작문 수업때 쓴 대본, 중국어 노래 가사 두어 개, 걸륜이 Still Fantasy 마우스패드, 그리고 한글과 잉글랜드어로 된 온갖 강의 정보, 필기, 기타 잡다한 프린트물이 들어있다.
그리고 읽고 있는 주제 사라마구의 도플갱어는 포르투갈어 원본을 잉글랜드어로 옮긴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긴 책인데, 우리나라에는 도이칠란트의 에이전시를 통해서 들어오는 데다가 (에이전시와는 상관은 없는데 우연히) 제목도 도이치어로 되어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출판사가 직접 밝힌 사항) 원래 제목 그대로 '모든 이름들'로 다른 곳에서 나왔던 책을 다시 출간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를 빼면 해냄출판사가 제목은 잘 뽑는 것 같다)



- 그래서 '내 눈 앞에 9개 언어가 펼쳐져 있소' 하고 싶은 겁니까?
- 뭐 그런 셈인데요.

마음을 연다면

And Everything 2008. 11. 26. 16:44

한순간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는 이 놀랍고 특이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되고 어리석음이 이성과 화해하는 이 상황을, 하느님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으며 현대 과학이 누군가의 말처럼 바보에 불과하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이야기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편해질까 생각해 보았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가 마음을 연다면, 그전에 그가 했던 모든 이상한 행동들이,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공격적이거나 무례하거나 불성실한 행돌들까지,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가장 기초적인 상식에도 어긋나는 행동까지, 말하자면 그가 했던 거의 모든 행동이, 설명될 것이다. 그가 마음을 열고 나면 조화가 회복되고, 모든 실수가 무조건 완전히 용서될 것이다. (중략) 호의에서 우러나온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의 생각은 떠오를 때만큼 재빨리 사라져 버렸다. 물을 엎지른 뒤에 울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말은 이미 수천 번도 더 했다, 그런 경우 문제는 물항아리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버렸다는 점이다.

주제 사라마구, "도플갱어", pp. 230-231




도플갱어 O Homem Duplicado
주제 사라마구 지음 / 김승욱이 한국어로 옮긴 것을, 마가렛 훌 코스타가 영어로 옮긴 것을 참고로, 궁시렁이 수정함
해냄출판사, 2006


아버지를 만나려면 묘지로 가는 수밖에 없다. 빌어먹을 인생이라는 년이 원래 그런 것이다. 인생은 항상 우리를 버린다. 이 천박한 표현은 저절로 그의 머리에 떠오른 것이다. 테르툴리아노 막시모 아폰소는 원래 상스러운 말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드물지만 그런 말을 쓰는 경우 그 자신이 어색해서 깜짝 놀라곤 한다. 소리를 내는 기관들, 즉 성대, 구개, 혀, 치아, 입술에 전혀 확신이 깃들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마치 이것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언어를 발음하는 것 같다.

주제 사라마구, "도플갱어", p. 20


내 언어중추도 이렇게 오염되고 있다. 나도 (대략 13년째) 원래 상스러운 말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아주 드물지만 그런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경우 내 자신이 소스라치게 놀라곤 한다. 하물며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경우는 전혀 없다. 여기서 '전혀'라는 부사는 사전에 나오는 뜻 그대로 쓰인다.

그런데!
요즘 들어 이런 상스러운 말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늘어나서, 겉으로 티가 나지 않지만 굉장히 당혹스럽다. 예전에는 속으로 생각하다가 상스러운 말이 나오면, 물론 이런 일은 정말 드물지만, 어쨌건 그런 말이 튀어나오면, 어이쿠, 이런 되먹지 못한 더러운 말이 떠오르다니, 하면서 마치 여러 사람 앞에서 그 말을 내뱉기라도 한 것 마냥 마구 부끄러워했는데, 근래에는 뻔뻔스럽게도 능글맞게 스리슬쩍 그런 말이 떠오르고, 대뇌피질이 화끈거리며 되먹지 못한 어휘 선택을 자책하기는 커녕, 그저 언어중추가 오염되고 있어, 라는 글이나 끄적이지 뭐, 어떡하나, 이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물론 대뇌피질에 어깨가 있어서 자신의 어깨를 으쓱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실제 내 어깨가 으쓱하도록 화학신호를 보낸다는 말은 아니지만, 어쨌건 아이가 자라면서 세상의 때를 묻어 더러워지는 것처럼 내 언어중추도 그렇게 오염되고 있다. OTL



도플갱어 O homem duplicado
주제 사라마구 지음 / 김승욱 옮김
해냄출판사, 2006






+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가 "상스러운" 말인가요?
- "젠장"을 넘어서면 상스러운 말로 분류합니다.

오지라퍼

And Everything 2008. 11. 18. 15:40
제가 하다 만 이야기와 선생님이 메운 그 뒷구절로 작가 분들의 화를 돋워 보세요. 그러면 작가 분들이 아펠레스(알렉산드로스의 궁정화가)와 구두장이의 그 유명한 일화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 구두장이는 그림 속 인물이 신고 있는 샌들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는 화가가 그 잘못을 바로잡은 것을 확인한 뒤 무릎의 해부학적 표현에까지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아펠레스는 구두장이의 무례함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구두장이에게 구두나 잘 만들라고 했지, 역사적으로 유명한 말이잖나. 뒷담에서 자기 집을 엿보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아펠레스가 옳았어.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해부학 전문가가 나서서 그림을 조사해 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일입니다. 자넨 정말로 회의자구먼. 작가 분들은 모두 아펠레스입니다, 하지만 구두장이처럼 나서고 싶다는 유혹은 인간들에게 그 무엇보다도 흔한 일이죠.

주제 사라마구, "리스보아 쟁탈전", p. 12


쉼표와 마침표에 온 신경을 쏟지 않으면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중간에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라마구의 문체를 고려해 색깔을 달리해 표시했다.


리스본 쟁탈전 Historia do cerco de Lisboa
주제 사라마구 지음 / 조반니 폰티에로가 영어로 옮긴 것을 김승욱이 한국어로 옮김
해냄, 2007


인간의 습성

And Everything 2008. 11. 12. 14:53
인간은 삶이 모순 덩어리라 할지라도 그 종말을 확인하기 위해 끝까지 버티는 습성이 있다.

주제 사라마구, "모든 이름들", p.95


모든 이름들 Todos os Nomes
주제 사라마구 지음 / 송필환 옮김
문학세계사, 1999




i should've noticed

Life 2007. 11. 19. 12:59
that something was going wrong when i dropped my cup at my locker last night.

what the hell was it in the morning?


i got a voice mail from a stranger on the way to school, whom i supposed to be a mailman, saying mumbles, and when i finally talked to him after failing twice, he said he put my parcel in the post storage, located right beside the post office in the school.
thought i gotta pick it up on the way to starbucks, for i had no appetite because of what happened in the morning, and waited until 12, wondering if bobdol would call me to have lunch together, and now that he didn't, i set off to the post storage, where no one was there 'cause it was their lunch time from 12 to 1, while i expected there should be at least one person 'cause it's kinda post office too, but teller at the post office told me it's not a part of the post office but a part of school facility, so i went to get my coffee for lunch, frustrated, 'cause i was supposed to be somewhere else from 1.
and once again, a rookie at the store misunderstood my order; usually they offer upgraded size rather than discount but when i ordered tall size, meaning upgrade to grande, she gave me the exact tall i told her with 50 cent discount; for several seconds i wondered if this cup i was holding was grande at all, and after looking in the receipt, i managed to find out the discount and asked the manager if their policy had been changed, which was not changed in the first place of course, and i had to cancel the previous order and make a new one, which tasted not so good despite extra caramel i requested.

now lunch time's almost over and i gotta go back to the post storage or whatsoever to get my jay-chou-autographed cd. i'm afraid what's coming up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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