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한당께!가 설마 혹시나 자동완성이어서 본의 아니게 잘못 온게 아닌가 싶었지만(물론 그럴 가능성이 완벽하게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_-) 재차 그렇게 보낸 것을 보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해서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길래 이렇게 개념이 없는 건지 직접 전화를 걸어보았다. (전화번호를 검색해 보니 성대 학생도 아니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이렇게 친구를 대신해 책을 신청하면서 이런 어미(-당께)를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지 않겠냐고.

아니 그런데!

이 놈의 요지는 내가 널 아는 사이가 아니어서 장난 좀 쳤기로소니 그게 무슨 대수라고 네가 나한테 다시 전화를 걸어서 따지기까지 하냐?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였다. 목에 힘 빳빳하게 주고 니가 뭐라고 씨부리든 나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서 하나도 안 꿀린다는 목소리로 아주 당당하고 떳떳하게 꼬박꼬박 대꾸하니 진짜 뭐 이런 무개념이 내 인생에 등장했나 싶었다. ㅡㅡ;

다만 이 놈이 나이 드립을 칠 때 모든 논리와 어처구니가 단체로 증발해 나도-나이-어린-편이-아니에요-그쪽은-몇살인데요 에 이 놈이 서른둘이라길래 여기서 나도 그냥 30대라고만 했어야 하는데 흥-내가-여기서-질까보냐 하는 어리석은 심리로 나는 서른셋이라고 뻥을 친 건 옥의 티 ㅡㅡㅋ 수화기 저편에선 바로 푸훗- 하며 0.5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뻥치지 말고요 라고 응수. -_-;;; (내가 먼저 이 멘트를 날렸어야 하는 건데 ㅡㅡ;;;)

이건 뭐 말로 좋게 얘기한다고 알아들을 놈도 아니고 너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고 얘기할 가치조차 없는 놈이어서 그래 다 각기 자기 사는 방식이 있는 건데 내가 뭐 (더러운) 네 생활방식에 왈가왈부하겠냐 하고는 끊었다. (전체 통화 시간의 1/7 정도는 개념과 어처구니가 화를 발생시키며 증발하느라 가열된 두피를 식히며 무음처리)

진짜 살다 살다 이런 무개념을 직접 대하기는 난생 처음이어서(군대에서도 얘 같은 무개념을 겪어본 적 없다며 막 흥분) 이 무개념이 대신 연락했다는 그 학생 본인한테 전화를 혹시나 하고 해 봤는데... 핸펀 안 된다더니 전화를 받네? 학생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이 사람이 대신 이렇게(그대로 읽어 줌) 문자를 보냈는데 아는 사람이 맞느냐, 나이가 서른둘이라고 주장하는데 정말 나이가 많으냐 물어봤다. ㅇㅅㅇ 그 학생은 당황하면서 장난을 좋아하기는 하는 사람인데 자기가 죄송하다며 연신 굽신댔지만 학생이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할 이유는 없고 대신에 그런 사람과 가까이 지내봤자 학생한테 도움될 거 하나도 없을 것 같다고 하고 끊었다.


열불이 펄펄 끓어 오르는데 정말 이렇게 진심으로 아오 빡쳐! 하는 경우를 당해 본 적이 (내가 기억하기로) 없어서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너무 난감했다. @_@


그래서 맛있는 거라도 먹어야겠다-며 마침 소나무길에 타이 사람이 직접 한다는 타이 식당이 있길래 한 번 가 봤는데, 팟타이에 말린 새우를 한 웅큼 넣는 만행을 저지르고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음 -_-) 물이 너무 많아서 접시 바닥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인데다가(이건 볶음면이잖아... 이러면 안 되잖아 -ㅅ-) 새우는 신선함을 푸껫에 두고 온 건지 탱글탱글하기는커녕 축축 쳐지고 크기도 칵테일 새우보다 겨우 조금 더 큰 정도밖에 안 됐다. 이 집을 추천하는 트윗이 있던데 양심을 메콩 강에 버리고 온 게 아니라면 참 입맛 관대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