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분실

Life 2009.03.07 15:08
163번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공덕 시장에서 내려서 공덕역에서 600번 버스를 갈아타려고 하는데, 응?
가방 안에 지갑이 없다!!!
허걱!!!



분명히 지갑을 가방 안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가방 위에 얹어 놓았다가 일어서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모양이다.
2초 동안 패닉에 빠져있다가 대중교통수단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면 120에 전화하라고 지하철에 도배해 놓았던 광고가 생각나서 바로 전화를 해 보니, 버스 회사 전화번호만 알려준다. (나는 120에서 무슨 다른 조치라도 취해주는 줄 알았다... -ㅂ-;;;) 그래서 전화했지만 안 받네? (버럭!) 혹시나 해서 163 내린 곳까지 걸어가 봤지만 아무 것도 없고... 버스 회사에 다시 전화를 해 보니 지갑이 떨어졌는데 그걸 그냥 가져가지 누가 가져다 주겠냐며(뭐... 맞는 말...이 아니라 남의 지갑인데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것 아냐! 버럭!(이라며 각박한 세태를 원망하는 중)) 차 번호를 알고 있냐고 묻는데, 당연히 알 리 없잖아? -_-; 다행히 전화하는 도중 163이 지나가고 있어서, 그 차 전전 차라고 알려주었다. 그 버스 기사에게 연락은 해 보겠으니 만약 지갑이 있다면 연락해 준다길래 일단 공덕역에서 기다리며 하필이면 집에 일찍 들어가서 고모한테 이번에도 시험에 떨어졌노라고 얘기하려던 날 이런 개구리 코딱지같은 일이 생기냐고 원망하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길래 버스 회사에 다시 전화했더니 다른 사람이 받아서 사정을 반복한 뒤 버스 내리는 계단에 떨어져 있을 거라고 설명했지만 아무래도 지갑을 찾는 건 무리인 것 같고, 이제 집에 어떻게 가야 하나 막막하던 차에, 원래 오늘 친구들과 같이 만나기로 했지만 회사 일이 끝나지 않아 오지 못한 건하가 근처에 신방(므흣?)을 차렸다는 걸 기억해 내고 혹시 퇴근하고 집에 있는지 전화를 걸어봤다. (아놔... 이게 뭐니... ㅠㅠ) 건하는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나갈테니 광흥창역까지 올 수 있겠냐길래 가뭄에 단비 오든 기뻐하며 냉큼 걸어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바람이 씽씽 불어 체감온도 -10도인(터치팟이 그랬음 ㅋ) 추운 날씨에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가자니 서러운데 대흥역에서 독막길로 갈아타야 하는 걸 잊고 서강로로 계속 걸어가다가 어느 횡단보도 앞의 지도를 보고서야 어익후! 길을 잘못 들었구나! 하는 차에 건하에게 전화가 와서, 다시 대흥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빨리 걷느라 다리 아파 죽겠는데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가는 와중에 미투데이 문자는 이럴 때 쓰는 거란 생각이 들어서, 손가락 시려운데 써지지도 않는 문자를 보냈다.

이 글은 ginu님의 2009년 3월 6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대흥역에서 건하를 만나니... 으앙... 정말 울고 싶었다. ㅠㅠ
건하는 늦게나마 기어이 양주를 들고 학교로 가던 길이었고 ㅋ 지하철만 타면 되면 그냥 들이박고 봐야지- 하면서 딱콩거리고는(나도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할 수가... 털썩 그리고 어차피 버스도 또 타야 되고...;;;) 패닉에 빠져있는 나를 잘 도닥여주고 표를 끊어주고(10년만에 쥐어보는 마그네틱 표 ㅋ) 비상금을 쥐어주고 떠났다.

그 동안 환율이 씩씩하게 계속 올라서 일찍 환전한 걸 발바닥을 찍으며 후회하고 있다가, 만약 500 유로를 환전 안 하고 지갑에 계속 가지고 다니다가 이렇게 잃어버렸다면 아마 2초 동안 패닉에 빠지는 게 아니라 아예 버스 정류장에 쓰러져 졸도하거나 소뇌가 폭발했을 것이다. ㅡㅡ; (이건 전화위복? (응?))



반론 : 내가 지갑 자주 잃어버린다고 하는데(포레스트), 2002년과 2006년에는 다이어리를 잃어버렸다가 1주일만에 다시 찾았고, 완전히 잃어버린 건 2007년 뿐이다.
지갑 손에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줄 알았다고 하는데(고모), 가방에 사뿐히 올려져 있었을 뿐이(라고 추정된)다. 정말 미리 태그한 뒤 지갑을 가방에 넣은 줄 알았다.


- 뭘 잃어버렸죠?
- 현금(얼마인지 모르지만 만원 이상), 어제 터치팟 인터뷰하고 받은 문화상품권(5천원), 학생증(재발급 비용 7천원), 신용카드(내 것 2 장, 고모 것 한 장), 가산도서관 대출증(재발급 비용 천원), CGV 멤버십(재발급 비용 500원), 은행 자물쇠 카드, 파파이스 멤버십(재발급 이제 안 해 줄 거임), 해피 포인트 카드(오준이는 해피 포인트 제휴 신한 체크 카드를 언제 줄까?), 정독도서관 대출증, OK 캐시백 카드, SKT 멤버십(고모 거), Show 멤버십(도연이 거;;;), 교보문고-핫트랙스 통합 멤버십, 롯데 멤버십(고모 거라 재발급이 까다로움 -_-), 컨버스 멤버십, 헌혈증, 도장 한 번만 더 받으면 핫브레드 하나 공짜인 던킨 쿠폰, 도장 세 번만 더 찍으면 커피 한 잔 무료인 롯데다방 쿠폰, 도장 5 개 찍은 콩다방 쿠폰, 4월에 감자튀김 2 번 공짜로 먹을 수 있는 파파이스 쿠폰, 이외 기억 안 나는 잡다한 쿠폰, 잡다 명함, 영화표 모음, 이외 잘 생각 안 나는 잡다 카드 등등등.
- 이걸 언제 다 복구합니까? 푸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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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LeSo 2009.03.07 17:28 신고      

    지갑이 좀 크신가 봅니다. (…)

  2. BlogIcon 띠용 2009.03.07 20:21 신고      

    정말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돈보다도 더 먼저 생각나는건 쿠폰인거 같아요;ㅋㅋㅋ

    • BlogIcon 궁시렁 2009.03.07 23:02 신고      

      쿠폰은 이 궁시렁을 쓰면서 생각났어요. 롯데다방 쿠폰이 제일 아깝네요.
      신용카드 재발급 받으려면 시간 오래 걸리는데... 그 동안 손발 다 묶여있을 생각하니 흙 ㅠㅠ

  3. BlogIcon 회색웃음 2009.03.07 23:55 신고      

    뜨아~~ 그 모든 것을 기억해 내는 당신이 더 장하오~
    지갑 안에 뭔가 많았네요..
    전 지갑없이 중요카드 두세장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뎅~
    신분증, 교통카드겸 신용카드, 아파트 출입카드 ^.^

    • BlogIcon 궁시렁 2009.03.08 01:30 신고      

      다이어리 들고 다닐 땐 더 했습니다. ㅡㅡㅋ
      저희 아파트 단지도 곧 출입카드 시스템으로 바뀌는데, 그랬으면 그 출입카드도 잃어버리지 않았을까요? -_-;

  4. BlogIcon 세르엘 2009.03.08 01:21 신고      

    어이쿠 ㅠㅠㅠㅠ
    그나저나 장지갑이라서 그러신지 뭔가 많군요 ㅎㅎ 역시 제 지갑처럼 텅텅 비어있으면 잃어버려도 마음을 비울 수 있습니다. 내용물을 다 합쳐도 지갑의 가격 10% 정도 되려나(..)

    • BlogIcon 궁시렁 2009.03.08 01:31 신고      

      채울 게 없으면 아예 지갑을 들고 다닐 필요가... ㅎㅎㅎ
      젭알 수많은 카드 재발급 안 하도록 누가 찾아줬으면 좋겠어요. 흙 ㅠㅠ

  5. BlogIcon 세르엘 2009.03.08 01:36 신고      

    음 그래도 제 지갑엔 카드 넉장(중 한장은 선불카드인데 잔액이 2000원) 학생증에 가끔 채워지는 돈 거기에 도서관 대출증...

    뭔가 써놓으니까 좀 들어있는 것 같기도(!)

    • BlogIcon 궁시렁 2009.03.08 11:49 신고      

      전 학생증 재발급 받으려면 7천원 내야 합니다. ㅡㅡㅋ
      주민등록증보다 더 비싸요. -ㅁ-

  6. BlogIcon 맨큐 2009.03.08 17:59 신고      

    아, 저도 예전에 지갑 잃어버리고 완전 당황스러웠는데...
    늦게라도 궁시렁님께 지갑이 돌아왔으면 좋겠네요.

    • BlogIcon 궁시렁 2009.03.08 18:55 신고      

      맨큐님 요즘 바쁘셨나봐요. ㅅㅅ
      누가 돈만 채가고 버린 걸 주워다 줬으면 좋겠지만... 요즘 세상이 워낙 메마르고 각박한지라... ㅠㅠ

  7. BlogIcon 1월의가면 2009.03.08 23:55 신고      

    아..
    "도장 한 번만 더 받으면 핫브레드 하나 공짜인 던킨 쿠폰"
    이 부분에서 눈물이

    지갑잃어버리면 돈보다도 멤버쉽카드같은게 정말 골치아프죠..

    누가 경찰서에 맡겨서라도 지갑이 돌아오길 바래요~

    • BlogIcon 궁시렁 2009.03.09 01:46 신고      

      고맙습니다. ㅠㅠ
      신용카드 재발급 받을때까지 전 본의 아니게 가택연금 신세... -_-ㅋ

  8. BlogIcon Krang 2009.03.09 22:23 신고      

    이런... 휴우.. 우선 액땜이라 생각하시고..
    그래도 개념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금은 빼고서라도 나머지 쓸모없는(?) 것들은 우체통에 살포시 넣었을거라 믿고 기다려 보세요...토닥토닦~~

    덧) 지갑에 꽤 많이 들어가네요. -_-;;;

    • BlogIcon 궁시렁 2009.03.09 22:51 신고      

      수많은 카드를 넣은 지갑이 불균형하게 불뚝헤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불사의 노력을 거듭하야 대략 빵빵하게 들고 다녔습니다. 다이어리 들고다니던 습관이 어디 가겠습니까 ㅡㅡㅋ
      아무리 봐도 나머지 불필요한 것들은 그냥 쓰레기통에 직행했지 싶어요... 흙 ㅠㅠ

  9. BlogIcon 디파일러 2009.03.10 12:37 신고      

    마그테닉..........


    아무튼 지갑 빨리 찾으세요 ...ㄷㄷ;

    • BlogIcon 궁시렁 2009.03.10 19:46 신고      

      오타 지적 캄솨힙니다. 낼름 고쳤습니다. ㅋㅋㅋ

  10. BlogIcon odlinuf 2009.03.10 12:53 신고      

    예전에 제가 지갑 잃어버린 경험담 들려드린 적 있죠? 그 때 생각이 나 제 마음까지 아픕니다. 저 많은 걸 잃어버리셨으니, 오죽하시겠어요. 혹시 그새 누군가 지갑을 주워 연락하진 않았나요? 이제부턴 분산수납(?)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 BlogIcon 궁시렁 2009.03.10 20:18 신고      

      버스 회사에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하고, 경찰의 수중에 들오가지 않을 것도 대략 확실하고, (주인을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학생증 뿐이라서) 학교로 들어가지 않을 것도 원숭이 부시의 탐욕만큼 확실하고, 그냥 체념하고 있어요. ㅠㅠ 오드리님의 경우처럼 누군가 부적절하게 제게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은 건 다행입...;;;
      2년 전 다이어리 잃어버린 뒤 신분증(여권)만은 분산수납하고 있으니 잃어버리지 않았네요.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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