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해당하는 궁시렁 1

  1. 2010.05.17 까다로운 전자여권 사진 기준에 맞서 내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 12
내 단 하나의 신분증인 여권의 유효기간이 6개월이 채 남지 않아 구청에서 새로 발급받으라는 편지가 왔다. 그런데 같이 보낸 문서를 읽어보니 여권 사진에 대한 규정이 더 까다로워졌다. ㅡㅡ


무배경, 귀가 다 보여야 하고, 배경과 구분이 어려운(투명망토 입는 것도 아닌데 -_-ㅋ) 흰색(이나 밝은 색) 옷을 입으면 안 되는 건 알겠는데,

눈동자가 선명하게 보이기 위해서 가능한 한 얇은 테의 안경을 써야 하고, 뿔테는 안 된다고???
이건 또 무슨 경우임??? 눈동자 가리려고 안경 쓰는 사람도 있나연? 'ㅅ'=3

그래도 혹시 또 몰라서, 새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그냥 이 규정 무시하고 찍었다가 구청에서 빈 손으로 돌아오는 시간 낭비 + 사진 또 찍어야 하는 돈 낭비 하기 싫어서 구청에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금천구청은 다른 사람을 바꿔 주겠다고 하더니 2분이 넘도록(시간 재보지는 않았는데 하여튼 야 우리 대답 안 해 줄 거니까 그냥 네가 알아서 끊어라 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오래) 기다리다 끊고, 종로구청에 물어보니까 테가 얼마나 두꺼운지 알 수 없는데 어느 정도 얇은 뿔테는 상관 없지만 그냥 벗고 찍으라고 권유했다. 구청 근처에 사진관이 있냐고 물어보니까 즉석사진기도 있다며 게다가 실제로 뿔테안경 때문에 여권 신청이 거절된 사례를 어떤 사진사가 블로그에 올려놨길래(것봐라 내가 뭐랬어 라는 투였음 ㅋㅋ)... 살짝 쫄기도 했음. -_-ㅋ

그런데 막상 사진관에 들어가니까, 사진사 아저씨가 안경 벗으라고 해서... 그냥 냉큼 벗었다. ㅡㅡ;;;

거의 20년만에 안경 벗고 사진을 찍으니 얼굴이 오그라들(응?)고, 두 눈이 같은 높이에 있지 않은 게 더 부각되어 보였지만(아놔 -_-;;;) 머리카락이 검은색으로 나오지 않아서 그건 마음에 들었다. (원래 머리카락이 검은색이 절대 아닌데 사진에는 검게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평소에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었... 응?)



아니 그런데!!!

여권 접수 창구에서 직원에게 정말로 뿔테 안경을 쓰고 찍은 사진은 안 받아 주냐고 물어보니...
손님이 굳이 그 사진을 쓰겠다고 하면 저희도 받아는 주는데, 뿔테 안경은 변장이 쉬워서 테러범이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그런 검색대에서 귀찮게 될지도 모르는 불이익은 본인이 감수하는 거고, (그러면 뿔테 사진이라고 무조건 되돌려 보내고 그런 건 아니네요?) 아니에요, 뿔테라고 무조건 접수 안 받지는 않아요.
 

접수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손쉽게 '돼요' 라는 답을 들을 줄이야;;;
눈동자를 가려서 그렇다며...;;; 얼굴이 많이 가려져서 그렇다며...;;; 여기서 테러범 얘기가 왜 나와;;; ㄷㄷㄷ

난 안경 계속 쓸 건데...;;; 이런 얼토당토 않은 이유 때문에 졸지에 딴 사람 여권 들고 다니게 생겼잖아! ~o~;



+
그리고 올해가 면허증 갱신하는 해라서 아예 갱신과 재발급을 동시에 처리하려고 일부러 두 손 놓고 있었는데, 하루 오프낸 김에 면허증까지 같이 처리하려고 찾아보니까 운전면허시험관리단에서 언제가 갱신 기간인지 누워서 떡먹기로 조회할 수가 있었다;;; (헐- 몰랐어...;;; orz 난 혹시 갱신 기간 놓쳐서 과태료 낼까봐 겁먹고 있었는데 ㅎ) 게다가 9월부터 갱신 기간이라(2003년 8월에 따서 그런 듯 -ㅂ-; 날짜 참 딱딱 잘도 맞추네) 오늘(음... 그러니까 금요일;;;) 처리하지도 못하고 -3-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올해 5월부터 면허증 사진도 여권 사진처럼 귀 부분이 노출되어야 하며 바탕이 흰색이어야 한다고 규정이 바뀐 것이다!!! 커헑!!! (다행히 뿔테 금지 이런 조항은 없음)
이걸 몰랐으면 또 엉뚱한 사진 들고 갔다가 바보짓 할 뻔 했어...;;; ㄷㄷㄷ

집에서 나가기 전에 이걸 검색해봤으니 망정이지;;; 그래서 다행히도 사진 찍을 때 여권이랑 면허증 사진을 동시에 뽑아서 5천 원 절약했다.

사진 가격이 나와서 말인데, 사진관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어딜 가야할지 도무지 갈피가 안 선다. 학생증 만들려고 사진 찍을 때도 9천 원이나 달라고 해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거긴 학교 안인데다가 파일을 CD에 담아주기라도 했지(사실 이게 무슨 필요가;;; 그냥 메일로 보내 주면 CD 만드는 데 들어가는 플라스틱도 아끼고 얼마나 좋아? -ㅁ-), 마을버스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려다가 중간에 있길래 충동적으로 들어간 이 가게는 사진 찍고 나서 프린트하기까지 10분도 안 걸려서 좋긴 했지만 다른 사이즈로 뽑는 게 뽀샵에서 마우스 몇 번만 더 클릭하면 되는 건데(아닌...감?), 그걸 가지고 5천 원이나 추가로 받는 게...
아니에요. 여권 사진에 2만 원, 3만6천 원, 스튜디오에 가면 석 달치 교통비가 나오기도 하는데... 일타쌍피로 만오천 원이면 비교적 저렴하게 잘 해결한 거지 뭐... 음흠흠.



한 줄 요약 : 뿔테 쓴 사진도 여권에 넣을 수 있지만 규칙만을 신성시하고 타협과 협상, 유연성 있는 행정을 멸시하는 직원과 만나는 불상사를 대비해 구청 담당 직원과 통화하자.

더 중요한 요약 : 이제는 면허증 사진도 귀 내놓고 무배경으로 찍어야 한다.

만고불변의 진리 : 일 보기 전에 검색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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