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장소인 퇴계인문관은 후문에서 더 가깝길래 종각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쑝 들어갔다. (혜연이가 중간에 샛길이 있다고 해서 정자가 보이길래 샤샥 올라갔는데... 건너편으로 넘어갈 수 없는 구조였음 -5-) 별 쓸모없는 수험표 다는 비닐 커버를 파는 아줌마들을 피식 뒤로 하고(아놔 새파란 대딩 면접도 아니고 대학원 면접인데 몇 명이나 낚겠다고 -.-ㅋ) 수월하게 입구를 찾아 올라갔다. 아직 대기실 문은 닫혀(잠겼는지 확인하지 않았음 ㅋ)있고 몇 명이 복도에서 서성대고 있길래 나도 자연스럽게 샤르륵 동참했는데, 나중에 문이 열려도 사람들은 계속 복도에서 서있기만 하다가, 누군가 슬쩍 들어가자 그제서야 우르르 들어가 앉았다. ㅎ 그 전까지는 그냥 덤덤했는데 선생님이랑 통화를 하고 나니까 그때부터 마구 떨리면서 긴장되기 시작했다. ㅋ 출석(?!)을 두 번이나 불렀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어서 의아해했더니만 조교가 취업이 어려워서 그런지 사상 최대 인원이 몰려서 어쩔 수 없이 인원을 오전 오후 둘로 쪼갰다며 지금 모인 인원이 전부가 아니라고 상큼하게 꼬집어 준 뒤 기본 점수가 있어도 면접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면접을 잘 보라고 안내해 주었다. (그래도 뭐... 진짜 안 나온 사람도 있겠지...;;; =3=;) 여자가 대부분이고(원래 그런가? +_+) 졸업사진 찍으러 온 것 같은 차람새가 대세였는데, 선생님도 통화할 때 정장 입었냐고 물어봤지만, 결혼식 가는 것도 아닌데 난 그냥 블레이저를 입었을 뿐이고, 게다가 신발도 걍 스니커즈(우웁쓰 ㅋㅋㅋ), 더구나 며칠 전 커피를 쏟았을 때 분명히 닦았는데도 다시 급너저분해진 앞부분, 모자를 벗었더니 지들 맘대로 뻗치는 머리카락, 물론 이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할 지 거의(전혀는 아님 ㅋ) 무방비상태로 멍때리는 상태 ㅡ.ㅡㅋ 시간이 흐르고 차례를 기다릴수록 긴장감은 권태(...는 아닌데 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남 ㅎ)로 쉭쉭 치환되었다.
띠또띠띠뚜 문자질을 하고 있는데 딩디링 소리 없이 날아든 문자!
헐킈... 조교가 절 어떻게 아나효;;; (나중에 밝혀짐둥 ㅎ_ㅎ) 어쨌거나 착한(줏대없는) 궁시렁은 네- 하고 해맑게 답문했습니다. (점점 산으로 가는 문체... ㅋ)

막상 차례가 되어서 과사 앞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제출 서류를 학교 봉투(이제는 쓸 일이 없어 캐비닛에서 잠자고 있는 100주년 봉투 ㅋ)에 넣어가서 스테이플러로 찍지를 않아 그냥 봉투 채로 냈는데(오준이는 신한은행 면접 가서 우리은행 봉투 내는 거랑 뭐가 다르냐며 타박함 ㄲ) 조교들이 앞에서 봉투에서 서류를 스윽 꺼내더니 둘이서 뭐라고 하는 것 같고, 봉투를 쓰다듬쓰다듬하더니 우와 재질 좋아 이러는 것 같고, 뭐 그랬다.
앞의 두 사람이 뭐라고 뭐라고 기이이이일게 얘기하길래 우왕 난 저렇게 긴 얘기 준비한 게 없는데;;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나는 단답형 질문만;;;
고대 행정학과- 거기 나온 학생 지금 논문 쓰고 있는데. (아-)
경신고등학교 나왔네요? (네) 좀 일찍 왔으면 좋았을 걸. 농담이에요. (아-)
선생님 얘기가 나와서 (저 2학년 때 오셨고 등등) 도서부 활동했어요? (네) (학업계획서에 있는 내용 대충 주저리주저리 - 그런데 '행복'을 너무 남발 ㅠㅠ) 그러면 이승길 선생님이 많은 영향을 줬겠네요? (네,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학부에서 선수강도 해야 되는데? (각오하고 있슘돠)
집에서 돈 받기 어려울 거 같은데, 학비는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근로장학금 / 안 되면 지금 알바하는 곳에서 계속 일 할...)
뭐라고 물어봐서 이 얘길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어쨌건 부(모)님의 의사에 반대되는 걸 하겠다고 한 게 처음이라 어쩌구 저쩌구 - 아놔 별로 어휘 선택이 바람직하지 못했던 것 같음 ㅠㅠ - 밀어붙이기로 했습니다 (곳곳에서 피식- 하는 소리 들림 ㅠ)
학교를 오래 다녔네? (셤 준비하느라 2년 휴학했음돠) 그래도... 군대는 다녀왔겠네? (네)
상석(?)에 앉아계셨던 이 교수님은 이거 물어보시고 그 뒤론 끝까지 손으로 챙을 만들어 눈을 가리고 있었...;;;
끗.


;;;;;;;;;;;;;;;;;;;;;;;;;;;;;;;;;;;;;;;;;;;;;;;;;;;;;;;;;;;;;;;;;;;;;;;;;;;;


뭐야 이게;;; 왜 이렇게 짧아;;; 왜 아무 것도 안 물어봐;;; 심지어 왜 지원했냐고도;;; 아- 어쩌다보니 이 얘기는 한 것 같기는 하군. ㅎ
당황스러웠다;;;;;;;;;;;;;;;;;;;;;;; 뭐지 정말;;;;;;;; 왜 이렇게 짧...;;; 아니 교수님 한 분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 날 쳐다보면서 싱글대기만 하고;;; 다른 분은 질문 전담 교수(응?)님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 젤 높으신(?) 분은 손으로 이마 짚고 있고;;; 느낌이 좋지 않았다. ;;;


끝나고 다시 선생님하고 통화하면서 이래저랬다고 하니까 선생님도 처음엔 좀 당황하더니 이것저것 물어본 학생은 불일지 말지 결정하느라 그런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학비 조달을 물어봤다고 하니까 아직 나한테 얘기 안 했지만 사실 음료수 한 박스 들고 조교 사무실을 찾아가 빈 자리가 있는지 알아봤다며 컴실조교 자리가 있다고 하셨다. 캬르륵! (그런데 조교실에서 얼마나 설명했는지는 몰라도;;; 조교들이 널 알고 있똬-는 문자는 좀... ㅎㅎㅎ)



결론 : 결과를 모르겠다. @_@ (뭐 이래? 어제도 이러더니) 지원자가 넘 많아서뤼;;;
지난 목욜(흠, 그러니까 지난주 목욜;;)에 이승길 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와서, 번역 원고는 11월에 보내면 된다는 희소식으로 끊임없이 몰아치는 일에 찌든 정신을 잠깐 야들야들하게 만든 다음, 교수님께서 요즘은 취업이 어려워서 그런지 다들 대학원으로 오나봐- 라고 했다며 열댓명 남짓인 정원에 50명이 넘게 지원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이 이미 내 신상정보를 탈탈 털어 넘겼고, 학교에서 고대생을 좋게 보고 선호하니(무슨 소리임? +_+)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분명히 연대도 썼냐고, 두 군데 모두 합격하면 어딜 갈 거냐고 물어볼텐데 아예 성대만 썼다고 얘기하라는 흠좀무...는 아니고 어쨌건 약간 내 자체적으로도 프로세스가 진행이 잘 안 되는 전략을 안겨주었다.
예상보다 경쟁이 세서 우엥 어쩌면 좋아요- 하니까 나중에 훈훈한(??) 문자를 보내시는 선생님.
 
  • 면접은 범인 취조가 아니야! 치고 들어오는 거 없어 ^-^ (하지만 경쟁률은 3.3:1 ㅠㅠ)2009-10-22 17:35:02

헐ㅋ킈ㅋ 그래도 불안하다-



그래서 성대도 이런데 연대는 오죽하겠음? 아는 사람도 없는데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느니 될 리가 없는데 돈 낭비하지 말고 그냥 쓰지 말까- 그래도 써 볼까- 영어 시험 성적 유효기간이 만료돼서 토플도 봐야 하는데- 뭐 안 봐도 상관은 없지만- 하면서 갈팡질팡하다가 걍 질러버리고(게다가 12만원 일시불 ㄷㄷㄷ 자체 할부처리 하기로 했삼 ㄲ) 학업계획서를 아주 약간만 수정해 접수했다. (연대는 항상 이런 식이네... 오리지널이 없고 다른 곳에 넣은 거 수정만 해서 접수 ㅋㄷ) 등기는 오늘 소인까지 유효하다고는 했는데 그래도 오늘 들어가는 걸로 보내려고 하니까 정대리님은 어차피 오늘 소인이면 되는데 당일특급 해봐야 비싸기만 하다며(일부러 오전에 일찍 간 건데 ㅎ) 그냥 익일특급으로 보내세요- 하고는 이번에도 우체국 내부용으로 쓱싹! 처리해 주셨다.

오후에 면접 장소가 문자로 왔는데, 지도를 뒤적뒤적하니 저-어-기 안쪽 건물이네. 캠퍼스의 각 건물마다 번호를 부여해서 방 번호만 있으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도 신기하고- 오호-



어쩌다보니 산으로 갔는데, 결론은 낼 아침에 면접인데 준비는 쥐뿔? (응?)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