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해당하는 궁시렁 3

  1. 2010.01.12 잘못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물건과 그리고 한 가지 더 (10)
  2. 2008.07.12 도마뱀과 끔찍한 민주주의 (2)
  3. 2005.09.05 무지무지하게 명백한 사실을 계속 말하는 버릇 (4)
잘못될 수도 있는 물건과 잘못될 가능성이 없는 물건의 주된 차이점은, 잘못될 가능성이 없는 물건이 잘못되는 경우 대개 문제를 파악하거나 수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p. 16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 대체로 무해함
주위의 독촉과 압력을 받고서야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궁무진한 입담을 풀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제발 무지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을 번역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은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김선형과 SF 마니아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르에 적잖이 애정을 가진 권진아 옮김
책세상, 2005


@aleph_k님의 블로그에 갔다가 사이드바에 있는 결제시스템에서 꼴티브X를 걷어버린 개념서점 알리딘 TTB를 눌렀다가 알라딘에서 새해맞이 반값 수소폭탄세일을 하는데 거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연을 쫓는 아이가 들어 있다고 배알이 꼴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펼쳐서 뒤적대다가 어익휴,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모양이 매끈매끈한 뒷면에 살포시 박혀 있는 어떤 이동통신기계나 그것보다 조금 얇고 싼 대신에 전화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는 휴대용음악동영상오락기타등등감상기계가 불현듯 떠오른 건 아님.

그런데 한 가지 더!

반값세일 목록을 훑던 중- 아니 이것은!!! 하고 두 눈에 존재하지 않는 가속도가 모니터 방향으로 휙- 하고 작용하게 만든 책이 있었으니!!




표지가... 1-5권 합본과 똑같아... 꺄악! 쌩유!!! (난 합본을 안 샀으므로 ㅋ)


이게 뭐야!!! 히치하이커 시리즈 6권이라니!!!

그래서 득달같이 주문했어요. ㅋ_ㅋ

작가 사후에 다른 작가(들)가 시리즈의 바통을 넘겨받거나 여러 컨셉을 차용해서 곁가지로 나가는 경우 작품의 질이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 밀리웨이스로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사실은 잘 모름. 걍 그렇다고들 한다더라고 하더이다란 얘기. 하지만 적어도 시뮬레이션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파운데이션 곁가지 3부작은 그야말로 이건 뭥미-_-;;;였음(뭐... 잉글랜드어로 된 책을 읽어서 그런 건 아님;;;))한데, (홍보야 다들 그렇게 했/하겠지만) 유족들이 심혈을 기울여 작가를 선정했고, 사전 한 번 안 찾아보고 지레짐작으로 엉뚱하게 책 제목을 붙여놓고 독자들이 오류를 지적하니까 되도 않는 어원드립을 펼치며 끝까지 난 안 뜰려뜸 ㅇㅇ 이런 번역가(관련 궁시렁이 언젠가는 올라갈 예정임 ㅎ_ㅎ)가 아니라 스스로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 외에는 별로 쓸모가 없는 것을 깨달은 뒤로 그나마 최대한 잘해보려고 꽤나 노력한 덕분에 엄청나게 훌륭한 책(물론 히치하이커 시리즈도 포함됨ㅎㅎㅎ)을 번역하고 있는 김선형씨가 번역을 맡았다고 하니 부담없이 바로 질렀다. ㅎㅎ
다만 희망사항이 한 가지 있다면 이번엔 (은근히 대놓고 시작 부분과 연관성을 잃지 않기 위해 대체로 무해함 166쪽 외 여러 곳에 등장하는) breath-o-smart 같은 연결합성어(?)도 건전하게 부적절한 브리드-오-스마트로 쓰지 말고 뇌가 통통 튈 정도로 깜찍한 한글로 바꿔 주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 대해 대체로 완벽하게 정상적인 정보

2009/12/13 [신간] 그런데 한 가지 더 [12] by twinpix
더글러스 애덤스, 번역, 애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지름신, 책 읽는 지누
  1. BlogIcon 매치어 2010.01.12 08:16 신고      

    더글라스님이 많지 않은 나이에 요절한 터라 다음 권은 생각치도 않고 있었는데... 6권이 있었군요!

    흠... 흠... 이 글은 못 본 걸로 하겠... (시선을 피한다)

    • BlogIcon 궁시렁 2010.01.14 11:28 신고      

      자, 이 댓글을 읽는 순간 매치어님은 자동으로 결제를 완료하고 있습니다. (미래의지추측진행형)
      40페이지만 읽었는데 문체가 만족스러워요.

  2. BlogIcon 내 심장속의 뱀 2010.01.12 18:56 신고      

    그리고 한가지 더... And Other Thing... 이라니. 더글라스님께서 이름지어줬을 법한 제목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오인 콜퍼! 당신은 뉴규?
    책 나온건 알았는데. 알고만 있다가... 계속 알고만 있네용. -_-;;

    • BlogIcon 궁시렁 2010.01.14 11:36 신고      

      2~5권의 제목은 모두 1권에 나오는 말을 따온 건데, 이 책은 3권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나오는 대사를 따왔대요. (본문에도 나옴)
      저도 작가는 누규? 이랬는데, 듣보잡은 아니고 자신의 시리즈로 이미 팬덤을 확보한 사람이라고는 합니다. (검색은 안 해봤어요 ㅎㅎㅎ)
      자, 레벤님도 지금 결제 완료하시는 겁니다. 고고!!

  3. BlogIcon 청초 2010.01.13 13:50 신고      

    지금 당장 사야해!

    지름신 강림이근여... 젼 돈은 모아놓긴 했는데 정작 뭘 사야할지 고민중...

    • BlogIcon 궁시렁 2010.01.14 11:32 신고      

      이 책을 사시면 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4. BlogIcon cANDor 2010.01.16 12:03 신고      

    나왔.. 군요.. ㅋ

    • BlogIcon 궁시렁 2010.01.17 01:01 신고      

      자자, 결제 완료. 뭐 하십니까. 어여어여 ㅋㅋㅋㅋ

  5. BlogIcon 우울한딱따구리 2010.01.25 11:41 신고      

    서평이라도 올라오면 한번 생각을 해볼까요.. ㅎㅎㅎ

    • BlogIcon 궁시렁 2010.01.25 19:54 신고      

      1/3 정도 읽었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어요. 그냥 DNA옹이 쓴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

댓글을 쓰고 무한 불가능확률 추진기 작동 버튼을 누르면 불안정한 시공간을 뚫고 댓글이 어딘가에 등록됩니다.
After a long, heart-stopping moment of internal crashes and grumbles of rending machinery, there marched from it, down the ramp, an immense silver robot, a hundred feet tall.
It held up a hand.
"I come in peace," it said, adding after a long moment of further grinding, "take me to your Lizard."
Ford Prefect, of course, had an explanation for this.
"It comes from a very ancient democracy, you see..."
"You mean, it comes from a world of lizards?"
"No, nothing so simple. Nothing anything like to straightforward. On its world, the people are people. The leaders are lizards. The people hate the lizards and the lizards rule the people."
"Odd," said Arthur, "I thought you said it was a democracy."
"I did," said Ford. "It is."
"So," said Arthur, hoping he wasn't sounding ridiculously obtuse, "why don't the people get rid of the lizards?"
"It honestly doesn't occur to them," said Ford. "They've all got the vote, so they all pretty much assume that the government they've voted in more or less approximates to the government they want."
"You mean they actually vote for the lizards?"
"Oh yes," said Ford with a shrug, "of course."
"But," said Arthur, going for the big one again, "why?"
"Because if they didn't vote for a lizard, the wrong lizard might get in," said Ford. "Some people say that the lizards are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them. They're completely wrong of course, completely and utterly wrong, but someone's got to say it."
"But that's terrible," said Arthur.

Douglas Adams,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Ch. 36

심장이 멈출 것만 같은 기나긴 시간 동안, 우주선 속에서 기계들이 다 찢어발겨지는 듯 쿵쾅거리고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안에서 키가 30 미터쯤 되는 거대한 은색 로봇이 램프를 타고 씩씩하게 걸어 나왔다.
로봇은 한 손을 들었다.
"나는 평화의 사절로 왔다." 로봇은 금속이 갈리는 소리를 한참 더 내더니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의 도마뱀에게 데려다 다오."
물론, 포드 프리펙트는 이 사실을 해명해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저 우주선은 까마득한 고대의 민주주의 세계에서 온 거야."
"그럼, 저 우주선이 도마뱀의 세계에서 왔다는 거야?"
"아니, 그렇게 간단할 리 없지. 전혀 그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야. 저 세계에서, 사람들은 사람이야. 지도자는 도마뱀이고. 사람들은 도마뱀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도마뱀은 사람을 지배해."
"이상하네. 네가 민주주의라고 한 거 같은데."
"그랬어. 민주주의야."
"그런데." 아서는, 자신이 말도 못하게 멍청한 인간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물었다. "왜 사람들은 도마뱀을 쫓아내버리지 않아?"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거야. 전부 투표권을 갖고 있거든. 그래서 말하자면 자기네들이 투표해서 뽑은 정부니까 자기네들이 원하는 정부에 가까울 거라고 대충 생각하고 사는 거지."
"그러니까 투표를 해서 도마뱀을 뽑았단 말이야?"
"오, 그럼." 포드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당연하지."
"하지만." 아서는, 다시 큰 걸 하나 터뜨리기로 작정했다. "왜?"
"도마뱀한테 표를 던지지 않으면, 잘못된 도마뱀이 정권을 잡을까 봐 그렇지." 포드는 어깨를 다시 으쓱했다. "어떤 사람들은 도마뱀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해. 물론 머리부터 발 끝까지 완전히 철저하게 틀려먹은 얘기야.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해야지."
"하지만 그건 너무 끔찍하잖아." 아서가 말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4: 안녕히, 그리고 물고기는 고마웠어요
주위의 독촉과 압력을 받고서야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궁무진한 입담을 풀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제발 무지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을 번역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은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김선형과 SF 마니아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르에 적잖이 애정을 가진 권진아 옮김
책세상, 2005

더글러스 애덤스, 민주주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책 읽는 지누
  1. BlogIcon 매치어 2010.05.30 20:17 신고      

    시공간을 초월하는 불안정성(...이라고 쓰고 링크라고 읽는다)을 따라 이 글을 봤는데... 고대의 민주주의에선 Lizard를 뽑았나 몰라도 지금 Rat을 보는 느낌이지 않습니까? ^^ 어쩌면 저 상황이 정답일 수 있겠네요. 도마뱀이든 도마뱀 사촌이든 투표를 할 때의 최선은 최악을 고르지 않고 차악을 고르는 것...이니까요.

    • BlogIcon 궁시렁 2010.06.02 00:28 신고      

      항상 그 차악에 한 표 던지면서도 참 씁쓸해요.
      차차악을 뽑자니 그러면 그나마 버티는 차악이 더 약골이 될 테고 ㅡㅡ;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도마뱀(혹은 지구에서 돌고래 다음으로 지능이 높은 포유류)이 '최선'인 유권자의 힘이 너무 크고, 더욱 더 큰 문제는 도마뱀을 선택하는 게 자신에게도 최선인 줄 착각하는 안타까운 부류가 너무 많다는 거죠. 이런 유권자는 머리가 둘 달려도 답이 없어요. =ㅁ=

댓글을 쓰고 무한 불가능확률 추진기 작동 버튼을 누르면 불안정한 시공간을 뚫고 댓글이 어딘가에 등록됩니다.
"으으으으..." 아서가 말했다. 그가 눈을 떴다. "깜깜해."
"그래. 깜깜해." 포드 프리펙트가 말했다.
"빛이 없어. 깜깜해. 빛이 없어." 아서 덴트가 말했다.
포드 프리펙트가 인간들에게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 중 하나가 무지무지하게 명백한 사실을 계속해서 말하고 반복하는 괴상한 버릇이었다. 가령 '날씨가 좋군' 이라든지, '키가 크시네요' 라든지 '그래서 이걸로 끝이군. 우린 죽는 거야' 아니면 '맙소사, 1미터는 떨어진 것 같은 꼴이구나. 괜찮니?' 같은 말들이 그랬다. 처음에 포드는 이 기이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이론을 만들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입이 시들어빠지나 보다 생각한 것이다. 몇 달 동안 관찰과 고찰을 해본 끝에, 그는 이 이론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 인간은 계속해서 입을 움직이지 않으면 머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이 이론 역시 단념했고, 거추장스럽기만 한 냉소주의도 포기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인간을 좋아한다고 결론지었지만, 이들이 모르고 있는 그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지독하게 걱정스러웠다.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p. 84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주위의 독촉과 압력을 받고서야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궁무진한 입담을 풀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제발 무지무지하게 재미있는 책을 번역하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응답을 받은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김선형과 SF 마니아라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르에 적잖이 애정을 가진 권진아 옮김
책세상, 2004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책 읽는 지누
  1. BlogIcon 실버 2008.12.19 12:39 신고      

    저도 이 책 무지 좋아합니다. 뒤쪽권으로 가다보면 쵸큼 중구난방하는 맛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정도 해학이라니 한국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도 하니까요. 저는 작은 크기로 나온 책으로 전부 가지고 있는데 이쪽이 들고 다니면서 보기 편해서 좋더라구요.

    • BlogIcon 궁시렁 2008.12.19 15:31 신고      

      저도 낱개로 가지고 있어요. 합본이 나왔다길래 소장용으로 살까- 하다가, 실물을 구경하고는 지레 겁먹고 그만뒀어요. ㅎㅎ

  2. BlogIcon BLUE'nLIVE 2008.12.19 20:58 신고      

    (본 글과 무관한 댓글입니다)
    텍큐닷컴를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배경은 어떻게 넣으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대단대단)

    • BlogIcon 궁시렁 2008.12.20 01:42 신고      

      오랜만에 뵙네요!
      http://grouch.ginu.kr/202 를 참고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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