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묵은 궁시렁

2009/09/23 Howard getting married [9]


지난 금욜 오전에 전화가 와서 서울에 넘어오려(인천 사람들은 이런 표현을 쓰나요? 급궁금 ㅎ) 하는데 시간이 맞겠냐더니 잠잠무소식(그럼 그렇지-)이었던 하워드에게서 또 전화가 와서 주례를 누구에게 부탁해야 좋을까 이러면서 (무작정) (고등)학교에 온다길래 나는 오후에 CS교육(아놔... 대외협력부에서 전화응대라면 귀와 입이 닳도록 깍듯이 굽신굽신 이랬는데 뭘 배우란 거임? ㅋ)이 있어서 끝나는 시간에 맞게 오라고 했는데, 교육은 생각보다 늦게 끝나고 (당연히?) 학교엔 선생님들이 이미 다 퇴근하고 없어서 허탕친 하워드는 차 대기도 좁은 골목길에 무턱대고(네. 제가 그러라고 시켰어요.) 불법(?)정차하며 기다리고 있어서 후다닥 사무실에 돌아와 짐을 챙기고 나가는데 빨리 오라고 난생처음 진정한 의미의 호통을 치길래 진짜 당황해서 정말 뻥 안치고 발톱이 빠져라 헐레벌떡 전속력을 다해서 사무실에서 중도 계단 쪽문(이거 정식 명칭이 있을텐데... ㅎㅎㅎ)을 통해 잽싸게 빠져나왔다. 참나- 이제 막 귀가 떨어져라 버럭질 한다 이거지 -_-ㅋ

생각지도 않은 졸업선물에 감동(물론 그런다고 내가 감동이라도 할 줄 알았냐 뭐 이런 저렴한 츤데레(?? 이렇게 쓰면 되는 저급 속어 맞나?) 구사)에 원금이 얼마나 남았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돌려받을 생각도 꿈에도 하지 않았던 자금 상환(아냐... 아무리 관대한 무이자 대출이라도 난 손해본겨 ㄲㄲㄲ)에 깜놀.



낙성대에 가서 이영주 선생님이랑 저녁을 먹으면서 청첩장을 받았다.

뭐, 좋다. 4월인 거 알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이라고는 진짜 얘기 안 했다고 ㅡㅡ;;;)






실감이 안 나는구나.......


























해가 지나면서 점점, 서로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부분이 늘어만 간다. 나는 커다란 사건 없이 유유하게 지내왔는데 하워드는 나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이도 있었나보군. 자기가 워낙 바쁘고 신경쓸 곳이 많으니까, 그리고 딱히 어느 순간이라고 꼬집지 않아도 살아가는 방식, 주관심사, 목표 등등이 달라져(레벨이 차이난다...고 하는 게 적절할듯-) 옆에 있어도 느껴지는 격차가, 그게 씁쓸할 뿐이지, 뭐 다른 거 없다.


인생의 고비를 넘기는 조언을 나누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위치는 더 이상 아닌 것이지. 그게, 서로 멀어진다- 는 걸 물끄러미 받아들이는 게, 마음 한 켠이 텅 빌 뿐, 뭐 별 거 없다. 세상만사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그런다고 친구가 친구가 아닌 게 되는 것도 아니고. 하. 하. 하.






나 결혼식 때 뭘 해 줘야 하지?? 본인 말마따나 지인들의 관계가 다 점조직(!)이라 이건 뭐 친구들끼리 돈 모아서 뭘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_-ㅋ (아, 평범한 29세 남자라면 지금쯤 고정수입이 있어서 금액 부담쯤이야 무이자 할부로 푱 날려버리고 세간살이 하나라도 해 줄 수 있어야 하는 건데 oTL)



이럴 때 들으면 대략 어울리는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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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띠용 2010.03.29 23:17 신고      

    사람을 알게 되고 그 후의 변화에 적응하는건 참 힘든 일이죠?^^

    • BlogIcon 궁시렁 2010.03.30 19:26 신고      

      한결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는 걸 무슨 수로 막겠어요. ㅎㅎ

  2. BlogIcon 마가진 2010.03.30 00:06 신고      

    ㅎㅎ 봄바람에 청첩장이 흩날릴 때가 왔군요.^^;

    사회생활은 점점 자신의 일만으로도 좁아지게 마련이죠. 하지만 결국 지나고 보면.. 물론 당연 해야할 일을 했지만 그렇게까지 몰두할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요. ^^;;

    • BlogIcon 궁시렁 2010.03.30 19:27 신고      

      다음 토욜이 또 길일인가 그렇대요. 다른 결혼식도 많이 겹치나봐요 ~_~//

  3. BlogIcon 책상머리 앤 2010.03.30 12:23 신고      

    아흑... 무이자 할부로 세간살이 하나쯤은 날려줄 수 있어야 한다, 라는 말에 저도 함께 OTL.....
    당연히 그런 것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이만 먹었지, 고정 수입을 마련해 줄 일자리 잡는 것도 쉬운 게 아니더군요. 이래서 자식 먹여 살리는 모든 부모는 위대하다는 말이...

    • BlogIcon 궁시렁 2010.03.30 19:19 신고      

      저도 이 나이 먹도록(ㅇㅇ??) 계속 돈을 쓰고만 있으니... 할 말 없습니다. ㅎ_ㅎ
      생각지도 않았던 공돈이 생겼으니 이 돈 한도 안에서 해결하려고요. 그런데 막상 고르려니 그래도 신혼 선물인데 정말 좋은 걸 해 주고 싶네요. ㅠㅠ

  4. BlogIcon cANDor 2010.03.31 03:35 신고      

    이름이 낯익어서 텍큐 어딘가에 왠지 이 분이 계실 것 같다능...

    4월이면 이미 대충 다 준비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쇼핑 리스트에 남아 있는 게 있지 않을까요..
    필요한 거 사주는 게 서로서로 좋은 것 같던데...
    아무튼, 좋은 선물 잘 고르시길... =)

    • BlogIcon 궁시렁 2010.03.31 19:57 신고      

      그냥 제가 '자주' 언급하는 친구에요. ㅎ_ㅎ
      소파 얘길 꺼내서 찾아는 보는데, 욕심은 끝이 없... 아. 예산에 끝이 있으니 자연히 생기기는 하는데 그래도 ㅇ_ㅇ

    • BlogIcon cANDor 2010.04.01 02:06 신고      

      헥.. 소파..
      소파는 신랑 신부가 같이 사러 가도 취향 맞추기가 힘든 아이템 아닌가요? 고르기가 만만찮을 것 같은데..
      뭐 하긴, 친구가 열심히 골라 주면 그만큼 더 기쁘고 고맙겠죠. =)
      참,, 지난주던가? 불만제로에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는 불량가구에 대해 나왔었는데.. 초심초심..

    • BlogIcon 궁시렁 2010.04.02 09:27 신고      

      아, 그런가요? 인터넷에서 파는 거나 가구 공장에 직접 가는 거나 별반 차이 없다는 어느 주부의 조언은... ㅎㅎㅎ
      사실 저도 과제 너무 많아서 열심히 골라줄 수는 없어요. 그냥 2분만에 대-충 ㅡㅡㅋ
      생각해 보니 다른 집안 가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골라야 할텐데, 또 생각해 보면 어차피 집안에 오래 붙어있을 사람들도 아닌데 아무 거나 들여놓으면 어때- 하면서도 또 미적 센스가 흘러 넘치는 이미지로 각인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푸헐헐;;;

  5. BlogIcon citrus 2010.04.16 19:51 신고      

    음 오늘도 재미있는 궁시렁 이야기들 잘 보고 갑니다.

    실용적인 선물 잘 고르셨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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