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책임이야? +_+

Life 2009.08.27 17:25
학교 본관 대외협력부 기부금 영수증 담당(이라고 쓰고 우편물 담당이라고 읽는다) 알바 2주차-
벌써부터 대형 사고가 터지고 말았따. =o=;;;
이전 알바가 인수인계하면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은 사항 때문에 벌어진 안습상황.

업무 중에 주요 기부자(5백만원 이상)한테는 생일이나 창립기념일에 축전을 보내는데, 음력 생일이 문제였다. 매월 뽑는 생일 리스트에 음력은 수동으로 구분해 양력으로 변환한 후 발송하는 시스템이었는데, 그걸 나에게 알려주지 않고 한 뭉텅이로 (딱 요리프로에 출연한 요리사가 조리과정을 설명하는 말투로) 이건 나중에 보내시면 돼요- 라고만 해서 난 그냥 그 뭉텅이채로 보냈는데, 거기엔 음력 8월 생일 축전이 섞여 있었고, 그걸 양력으로 바꾸면 9월, 10월(윤달 -_-)이 되는데, 문제는 그저 날짜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것에 그치지 않았으니...

하필이면 잘못 보낸 7명 중에 학교 재단 이사장과 교우회장(뭐... 뉴스에도 자주 출몰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껴있을 게 뭐람!!! -_- ㄷㄷㄷ

오늘 아침에 이사장 비서실에서 항의전화가 오고 나서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파악에 나선 전썖, 생일 축전 누구누구 걸 보냈냐고 물어보지만 그건 등기로 보내는 게 아니라서 기록이 남지 않고, 게다가 난 또 처음에 내가 따로 빼놓은 기업 축전 보낸 것만 기억하고 움 전 생일 축전 보낸 기억이...라며 얼버무렸으나 이전 알바가 보냈을리 없다며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전쌞에게 어떻게 달도 날짜도 전혀 관련이 없는 엉뚱한 축전이 발송될 수 있냐며 생일 축전을 어떻게 보내는 건지 읊어보라고 부드럽게 호통치는 부장님;;; 이전 알바에게 전화를 걸어서 음력 생일을 따로 빼놓은 것을 나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사건의 전말은 파악했으나 이제 수습이 문제;;; 전쌞은 사과 서신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겠다고 하자 부장님은 누구 이름으로 그걸 보낼 거냐며 생일 축전이 총장님 이름으로 나가는데 그러면 사과 서신도 총장님 이름으로 나가야 하겠냐고 으르렁 ㅠㅠ 급기야 처장님이 우편물 알바를 친히 부르셔서 지누군 그래서 축전을 며칠날 보낸 건가? 라고 물어보시고 -_-;;; 우체부에게 연락해서 배달하지 말아달라고 얘기라도 해볼까요- 라고 하니까 그런 게 가능하냐며 그런 건 해 보고 나서 얘기를 해야지 허허허 알았어요 나가봐요- 하지만 원래 불쑥 잘 끼어드신다는 부장님은 며칠날 보냈다고? 왜 그런 거야? 인수인계할 때 이 내용이 빠져서 제가 모르고 한꺼번에 보냈나봅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해도 여전히 무표정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며 고개만 끄덕끄덕 ㅠㅠ 아아아아악-

이제껏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실수에 관련 담당 라인은 노심초사하거나 식은땀을 흘리거나 경위를 설명하느라 바쁘거나 야단을 치거나 해결 방안을 모색하거나 전전긍긍하느라 바쁘다. +_+


-라고 귀동냥하며 추측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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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띠용 2009.08.28 00:43 신고      

    어우 무쟈게 꼬인 일인거 같아요-ㅇ-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09:39 신고      

      인원도 적지 않은데다 높으신 분들-_-ㅋ이 끼어 있어서 ㅠㅠ

  2. BlogIcon 회색웃음 2009.08.28 00:52 신고      

    실수한 거라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무슨 중죄도 아니고 나라대 나라간 일도 아닌 고작 학내 일인데
    뭐가 그리 까탈스러운가요?
    까칠한 공대녀, 별 도움도 안되는 말하고 갑니다~ (이만 총총~ 돌아서다 한마디 더 남기며...)

    몇명에게 보냈는지 명단만 확보되면 해결의 실마리가 없진 않을터인데..
    진심으로 말을 전달하면 이해 못해줄 것도 아니잖아요. 기운 내요~ ^^;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09:52 신고      

      누구한테 잘못 보냈는지는 다 알아요. ㅎ_ㅎ 저희가 기부금을 모금하는 부서라서 제가 벌벌 쫄았죠. *_*

    • BlogIcon Noel 2009.08.28 12:42 신고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
      힘내세요 궁시렁님! 실수 할 수도 있죠.
      이전 알바가 인수인계할 때 제대로 안했다는데 어쩔 수 없죠 뭐, ㅠㅠ 알바 책임입니다1!!

  3. BlogIcon 매치어 2009.08.28 00:57 신고      

    큰 조직이나 작은 조직이나 저렇게 아날로그로 처리되는 사건들이 문제가 되죠... 그냥 '시스템의 부재'라는 말로 요약될 사건 같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처리가 되신 거라면 다행이구요.
    고작 학내일이라기엔... 학교 내에선 이사장이나 기부자에 관한 처리만큼 중요한 사안이 없을 것 같군요. ^^;;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10:37 신고      

      알아봐 주셔서 캄솨 ;-) 총장 위에 있는 라인이니까요. ㄷㄷㄷ
      알바끼리의 실수 때문에 좋으신 처장님이 싫은 소리 듣는다면 으흑 ㅠㅠ
      제가 나서서 할 일은 우체부 수소문에서 끝났어요. 이미 어제 배송 완료라고 세 번이나 퇴짜 맞고 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라며 스스로 위안을 ㅡㅡㅋ

  4. BlogIcon mahabanya 2009.08.28 07:10 신고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일이 되겠지요.
    담당자는 특히 일이 '처음' 발생하면 머리가 복잡한게 당연하겠죠.
    잘 처리되길 바라겠습니다.

    더불어, 기부금 내라는 ㅅㅈㄴㅁ 대표 이름으로 오는 지로 용지 안 오게 할 수 없을까요? 그거 버리려면 개인정보(이름, 주소, 학교, 교우번호 등) 때문에 매번 찢거나 매직으로 줄쳐서 버리는데 귀찮음.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10:26 신고      

      그러면 ㅊ씨의 수하가 자기 마음대로 보내는 거 아닌가요?
      일단 학번과 본명(움화화!!!)을 비밀댓글이나 트위터 DM으로 쏴주시면 제가 약삭빠르게(ㅇㅇ?) 알아 봐 드리겠슘돠. 냐하하!

  5. BlogIcon Joshua.J 2009.08.28 11:43 신고      

    우와 장난아니게 꼬였군요

    하지만 안알려준 사람쪽이 좀 문제인것 같습니다만?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15:16 신고      

      네. 결론은 급히 나가느라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 탓? (???)

    • BlogIcon Joshua.J 2009.08.28 15:21 신고      

      오오 말이 그렇게 되는군요 -_-;;

      전 음력생일만 생각해서리 ㅋㅋ

  6. BlogIcon 영민C 2009.08.28 12:06 신고      

    상황이 참 애매하군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BlogIcon 궁시렁 2009.08.28 15:17 신고      

      처장님께서 일일이 사과 전화를 하시며 진짜 생일(?) 때 꽃다발이라도 같이 보내는 방법을 생각하고 계시더군요. ㅠㅠ
      영민씨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7. BlogIcon cANDor 2009.08.30 00:05 신고      

    당황하셨겠어요,, 이런 시츄 오나전 싫어라 함;;
    어차피 나갈 사람이라며 대애충 인수인계하는 사람들도 참 싫지만,,
    인수인계 자체를 번개불에 콩튀겨먹듯 시켜놓고는 후임자가 알.아.서. 완벽하길 바라는 사람들도 에라라지요.

    anyways, let bygones be bygones. =]

    • BlogIcon 궁시렁 2009.08.31 15:15 신고      

      바다와 같이 넓은 아량을 장착하신 저희 사무실 직원분들께서는 제게 싫은 소리 한 마디 하지 않으셨답니다. 우후훗-

  8. BlogIcon 감은빛 2009.08.31 11:40 신고      

    별것도 아닌 걸 갖고 야단이네요. 그깟 생일이 뭐가 그리 대수라고 야단이래요?
    학교에서 알바를 하시는 군요.
    저도 학교 다닐 때, 근로장학금인지 뭔지 받아보려고 한번 해봤는데 힘들기만 하고 학비는 별로 보탬이 되지도 않더라구요. 교수들 뒷치닥거리 하는게 참 쉽지 않더군요.

    • BlogIcon 궁시렁 2009.08.31 15:18 신고      

      저야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별 신경 안 썼지만(봉투 붙이면서 이 사람들이 이런 거 뜯어보기나 하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비서실에서 질책(?) 전화가 들어오니 ㄷㄷㄷ) 워낙 높으신 분의 생일이라;;; 흠흠흠.
      이 알바 하면 월급이 대략 70만원 정도 되는데 달마다 거의 일정한 생활비를 빼고 나면 한 학기 학비를 쌓아 놓겠다는 제 야망은 깨진 모래시계마냥 푸르륵 흩어질 것 같아요. 다만 일하기는 편한데... 제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안 남네요. 아직 초보라 서툴러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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