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열 순서를 무시하고 되는대로 막 올려보는 스히폴 공항 탐방기! -_-;;;

스히폴 공항 라운지 2층에는 굉장히 놀랍고도 산뜻하고 신선한 시설이 (숨겨져) 있는데, 바로 명상 센터다. (엥? 공항에 왠 명상 센터??)
일단 바깥에서 보기엔 삭막한 실내공간에 자연채광으로 밝은 빛이 들어와 보기만 해도 한결 기분이 가벼워진다. 올리버씨(나중에 올라오겠지만 공항 투어 가이드를 맡은 KLM 기장 겸 홍보 담당)는 이런 것도 있다고 그냥 잠깐 보여만주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일행이 모두 급관심을 보여서 어험... 그럼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이랬... ㅎㅎㅎ

짤방용 굽신굽신 절대 아님.

우리가 갔을 때는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안에 있던 봉사자가 깜놀하며 반갑게 어여 들어와- 인사를 건네고 ㅎㅎㅎ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정말로 다리를 꼬고 앉아서 손을 무릎 언저리에 살며시 얹어 놓고는 눈 감고 명상하는 광경을 생각했는데... 들어가기 전 옆에 붙은 팻말(이거 뭐라고 하지?)을 보니-

유럽뿐만 아니라 어딜 가도 좀처럼 보기 힘든 아랍어! 이곳 만큼은 세 가지 언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 오호- 그렇다면?!?
이슬람교도가 기도하는 곳이구나!!! 유럽 한복판의 거대 공항에!!!
키보드를 두드리다 방금 생각 난 사실. 보통 '이슬람' 하면 보통 중동만 떠올리기 쉽지만, 암스테르담에서 두바이로 가는 승객이 얼마나 되겠삼? 이건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도 승객을 겨냥한 곳이 분명하다!!! 왜냐구요? 역사부도를 펼쳐서 휘릭휘릭 넘기다 보면 네덜란드령 동인도제도를 어디선가 찾을 수 있을 거임. 같은 이유로 네덜란드에는 수리남에서 짜릿한 휴가를 만끽하세요- 뭐 이런 광고가 나오고 카리브해의 여러 작은 섬으로 가는 표도 심심찮게 팔고 있슘. 자세히 관찰해 보면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아시아계가 많으며(음... 하긴 그러고 보니 이건 어지간한 유럽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듯?) 특히나 여긴 네덜란드니까 인도네시아 사람이 많겠거니- 하고 추측할 뿐.
어쨌거나, 당시에는 우와- 이런 시설이 있다니!!! 역시 (장사에 도움만 된다면 =_=ㅋ) 종교의 자유를 높이 사는 네덜란드답구나! 라고 생각했다. ㅡㅡㅋ (순진하기도 하지. ㅋ_ㅋ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orz)에서 외국인 혐오 세력이 점점 불끈불끈 힘을 키우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벌써 잊어버리고 ㅡㅡ;;;) 더구나 무선 인터넷도 돈 내고 해야하는 곳에서 이런 시설을 거저 제공한다는 게 놀랍기까지 하고 ㅋㅋㅋ
다시 말하지만 어쨌거나 당시에는 모두 우와- 하면서 두 눈이 휘둥그레 뚤레뚤레 쳐다보았다. ㅎㅎㅎ

한 쪽 구석에 메카를 가리키는 나침반을 그려놓았다. 메카를 향해 기도를 올려야 하는데 이게 없으면 어느 쪽을 보고 절을 해야할지 가늠할 수 없잖아?
(설마 언어만큼은 잡식성인 궁시렁님은 아랍어도 읽을 줄 아시나요? 이런 댓글 사절. ㅡㅡㅋ)

책장 위에는 여러 언어로 된 코란(이겠지 뭐... 다른 경전도 있음둥?), 아래에는 기도를 올릴 때 바닥에 까는 카펫이 준비되어 있다. 한국이고 유럽이고 직접 볼 기회가 거의 없는 레어 아이템(응??).
만약에 실제로 저기서 기도하는 사람이 있었으면(아, 시간대가 안 맞아서 불가능한 일이었나?) 뭐라도 물어볼 걸. ㅎ 이런 시설이 있는 거 아셨나요? 이용해 보니 어떠신가요? 등등.


다시 또 어쨌거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있어도 솔직히 눈에 보일리 없는) 이슬람교도를 위한 멋진 편의시설까지 갖춘 스히폴 공항이 처음에는 대단히 따뜻하고 사려 깊게 보였는데, 막상 곱씹어보니 계산이 빠른 네덜란드인이 단순히 다른 종교에 관대하고 적대시하지 않는다고 이런 장소를 마련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내가 너무 삐딱하고 편협하게 보는 걸까? +_+ 정말로 이슬람교도 승객의 비율이 높은 역사적 특성상 혁신적인 고급 정신적 서비스를 제공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더 많은 승객을 유치하려는 순수한 의도일 수도 있는데.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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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회색웃음 2009.08.12 11:32 신고      

    아랍어로 쓰인 저 글은 무슨 뜻일까요? 두번째 사진 노란 글씨 말이에요. ㅋㅋㅋ :-P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15:15 신고      

      잉글랜드어와 네덜란드어로 쓴 내용과 같은 뜻이겠죠? ㅋㅋㅋ

  2. BlogIcon 502is 2009.08.12 12:22 신고      

    아랍어는 예날 우리나라 말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고 하더라고요 -_-;
    그게 맞는 말일까나 -_-;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15:16 신고      

      옛날 한국어가 오른쪽부터 쓰기였다고요? 처음 듣는 말인뎁;;;
      + 플짤을 이번에 찍은 사진으로 바꾸셨네요 ㅎㅎ

    • BlogIcon 502is 2009.08.12 18:01 신고      

      음.. 예를 들어 문신립독 이런거 근대사 책에서 본거 같아서요 -_-
      당분간 이 짤로 갈듯 ㅇㅅㅇㅋ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18:39 신고      

      아- 그건 세로쓰기때문에 그랬던... 거... 죠? +_+ 아마?

  3. BlogIcon Joshua.J 2009.08.12 17:49 신고      

    오오 눈치빠른 유럽 +_+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19:56 신고      

      왕년에 배타고 장사 좀 해 본 민족의 자손이라... (응?)

  4. BlogIcon 매치어 2009.08.12 18:55 신고      

    아랍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적는단 말은 들은 적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전글은 (가로쓰기한 글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적혀있더군요. 일본어는 가로로 쓰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게 맞는데 세로쓰기한 거 보면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읽는 걸 보면 세로쓰기랑 가로쓰기는 별개인 것 같기도요.

    그리고 경전으로서의 코란은 번역이 금지되어 있는, 이슬람어로만 읽히는 책이지 않나요~ ^^;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19:55 신고      

      아랍어는 (보시는 대로) 오른쪽부터 쓰고, 이건 히브리어도 마찬가지라고 알고 있어요. 동양의 세로쓰기는 원래 오른쪽부터 쓰는 거고... 그래서 선진 문물을 들여온다고 가로쓰기를 시작할 때 예전 버릇을 못 버리고 오른쪽부터 쓰다가 콧대 높은 노란 사람이 헐킈 님 뭐함? 왜 이교도처럼 반대쪽부터 씀? 이래서 손등 세 대 맞고 바꿨을 거라고 대충 찍어봅니다. =_=ㅋ
      흠... 책장에 꽂힌 책을 펴 보지는 않았는데, 책등에 알파펫(The Holy Qur'an)과 키릴문자도 보이길래 번역된 책이라고 생각했죠;;;

  5. BlogIcon 띠용 2009.08.12 19:10 신고      

    오우 배려 짱이네요+_+

  6. BlogIcon 류바리 2009.08.12 20:32 신고      

    리플이 글씨쓰는 방향으로 수렴되었군요.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 얘기 안나온게 다행인가요.ㄷㄷ

    저 명상센터가 생긴 이유는 둘 다 겠죠? 특히나 이슬람교는 의무사항이 많으니 요구도 컸을테고... 우리 눈에야 외국인노동자급이지만 유럽의 부유한 이슬람계와 힌두계를 보면 그 요구를 쌩까기도 힘들었을거예요.=ㅂ= 그리고 우리는 이정도로 열린 사람들이야,라고 말하는 더치만의 자부심으로 마무리.

    아... 글씨쓰는 방향 얘기나 계속 할까요...=ㅂ=;;

    • BlogIcon 궁시렁 2009.08.12 23:00 신고      

      류바리님 반가워요 =) 요즘 트위터에서 잘 안 보이시는데;;; 잇힝-

      유럽의 다른 허브 공항에도 비슷한 시설이 있나 알아보지 않았지만 글쎄요... 과연 있을까요? ㅎ 아무래도 저는 우린 이 정도로 열린 사고방식으로 돈을 긁어 모을 준비가 다 되어 있어 움화화 이렇게 보이네요 oTL

    • BlogIcon 류바리 2009.08.13 21:00 신고      

      반가워해주시니 저도 방가방가요~ >_</
      저... 마이믹시가 너무 좋아서...;ㅈ;
      스크랩은 주로 마이믹시에 하고 단문포스팅은 트위터에 할까... 고민도 좀 돼요. 이것저것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도 큰 무리하고 있는셈거든요, 쿨럭. 양쪽 다 매력있어서 일단 쓰고는 있는데 어느쪽으로 수렴할지는 며느리도 몰라요~_~

  7. BlogIcon 청초 2009.08.13 17:10 신고      

    종교의 자유는 필수입죠

  8. BlogIcon KineticStream 2009.08.13 21:50 신고      

    역시 배려 하나는 남부럽지 않게 하네요^^

    • BlogIcon 궁시렁 2009.08.15 19:37 신고      

      그렇네요. ㅅㅅ 얼마나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궁금하고-

  9. BlogIcon mahabanya 2009.08.14 08:37 신고      

    요즘은 대학교 연구실에도 이슬람계 학생들이 많이 유학을 와서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용.

    • BlogIcon 궁시렁 2009.08.14 20:11 신고      

      셔틀버스에도 가끔 모습을 드러내고요. 그저께도 이학관에 실험 참가 알바하러 가다 봤어요. ㅋ
      개인용 카펫을 깔 자리는 충분한가요? 한꺼번에 여럿이서 기도하려면... 오호 상상만 해도 뭔가 특이하다;;;

  10. BlogIcon 흐르듯 2009.08.14 12:07 신고      

    댓글들을 보다 보니..
    갑자기 예전에 헌책방에서 사온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것도 세로로 적혀 있던 게 생각이 납니다. 보다가 어지러워서 읽다 말다 읽다 말다 했던... 다 읽는데 한달 걸렸나요...ㅡ_ㅡ;;

    • BlogIcon 궁시렁 2009.08.14 20:08 신고      

      아-주 오래된 옛날 책이었군요. 30년도 더 된 책이었겠네요.
      어쩌다 세로쓰기 책을 사셨어요. ㅎㅎㅎ

    • BlogIcon 흐르듯 2009.08.16 11:53 신고      

      호홍~ 어제 궁시렁님의 댓글을 보고 책을 찾아봤는데 82년 생이었어요.
      블로그에 쓸 것도 없고 새로 장만한 폰의 화질도 볼 겸 한번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봐야겠어요ㅋ_ㅋ

  11. BlogIcon cANDor 2009.08.15 23:17 신고      

    노 슬리핑;; ㅋㅋㅋ
    저 책들,, 참,, 이쁘네효-_-;; (코란을 사야하나;;;)

    • BlogIcon 궁시렁 2009.08.16 23:48 신고      

      공간의 용도를 파악하지 못한 불청객이 평화로운 시설 이용을 방해할 수 있으니? ㅎㅎㅎ

  12. BlogIcon 로이스 2009.08.17 18:08 신고      

    아무리 장삿속이래도,,, 마인드가 없으면 저렇게 안될거 같은데... 대단하네요.

    전 또 전~혀 모르는 쪽인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 BlogIcon 궁시렁 2009.08.18 19:37 신고      

      앞으로 이슬람교도의 경제력이 강해지면 저런 시설도 늘어나겠죠?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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