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하필이면 황금연휴를 틈타 5월 1일부터 4일 새벽까지 신용카드 사용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꽁꽁 묶어놓고 전산 시스템을 정비했다. 얼마나 엄청난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새로 열린 하나은행 웹사이트에 들어가려니, (당연히? -_-;;;) 이니텍의 보안 모듈을 설치하라는 압박이 뜬다. (버전은 사이트마다 제각각 -ㅅ-)

물론 IE 이외의 브라우저따윈 안중에도 없는 코딱지 단단한 모듈.

하지만 뒤이어 소프트캠프의 키보드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깔라는 압박이 등장한다. 아니, 나는 키보드 쓸 일이 전혀 없이 사이트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마우스만 몇 번 휙휙대다 나갈 건데 왜 이런 엉터리 양치기 프로그램을 깔라마라 삿대질이야? 하고 설치를 하지 않으면, 기어이 네깟 녀석은 이 사이트를 이용할 가치가 없다며 내쫓아버린다.

사라져라, 이 악당아! 퉷!!

난 말라 비틀어진 카네이션 꽃잎 조각보다 더 쓸모 없는 이 프로그램을 깔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영악한 바보들이 지배하는 이 나라에서 두 손 건사하고 지내려면 이 무뢰배의 협박에 할 수 없이 마우스를 딸깍할 수 밖에 없다. (아직은 안 했지만 조만간 이 멍청한 키보드 해킹 방지 프로그램을 깔아야겠지 ㅡㅡㅗ) 그래서 제풀에 지쳐 포기하고 환율을 볼까 했는데 외환 그 어디에도 환율을 조회하는 곳이 없다. 이건 또 뭐임...;;; 한참을 뒤졌더니 환율은 경로를 바꿔 금융마켓 아래의 외환몰이라는 참 싼티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옮겼다. 그런데...

파폭으로 같은 경로를 통해 들어가려고 하니까 암호화 모듈을 설치하라는 첫번째 똥덩어리를 밟고 말았다. 이게 뭥미!!! 전산 시스템을 개편한다더니 한 게 고작 온갖 곳에 더러운 지뢰 나부랭이나 묻어 놓은 거야? 어째 발전될 기미는 없고 오히려 퇴보하는 게 꼭 츠키야마가 하는 꼬락서니와 비슷하네... ㅡㅡ;;; 도대체 환율을 조회하거나 콜센터 전화번호를 찾거나 공지사항을 알아보는 등 인터넷뱅킹 로그인이 전혀 필요없는 수많은 작업을 하기 전에 왜 이니텍 외 기타 잡다 회사들의 윤기 없고 말라 비틀어진 모듈 나부랭이를 강제로 깔아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인터넷뱅킹을 특정 회사의 특정 브라우저로만 사용할 수 있게 옥죈 뒤에 나중엔 묶은 쇠사슬을 풀지 말아달라고 떼나 쓰는 바보들 같으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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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7 귀차니즘을 떨쳐라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