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까지 보고 묵혀두었다가 (딱히 시간이 남아 돌아 그런 건 절대 아닌데) 오랜만에 위기의 주부들 시즌 5를 보는데, 13화 시작부터 또 등장 인물이 죽었다. 작년말에 닥터 헬러가 죽은 뒤 '위기의 주부들 사망자 정리'라는 궁시렁을 써보려고 했지만, 부족한 HDD 용량상 에피소드는 보자마자 지워서 모든 시즌의 내용을 줄줄이 꿰고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DVD 세트를 빌려서 내용을 확인할 정도로 정신줄을 놓은 것도 아니라서 제풀에 포기했었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는 뭔가 달랐다. 알콩달콩 계속되는 사건으로 시끌벅적하고 서로 등쳐먹고 뒤통수 때리고 사고 뒷수습하느라 정신 없는 이 드라마가 등장 인물의 죽음을 빌미로(?) 갑자기 훈훈한 플래시백으로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며 쉬어가는 에피소드. (물론 14화부터는 언제 그랬냐는듯 왁자지껄 난리법석으로 돌아간다 ㅎㅎㅎ) 분장 기술이 워낙 발달했지만 여러 시간대를 오락가락하는 내용을 다 찍으려면 시간 꽤나 들었을 거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설마 이걸 번거롭게 새로 찍었겠어? 예전에 썼던 화면에다 부드럽게 이어 붙였겠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ㅎ_ㅎ (메리 앨리스의 쪽지까지 비교해 보고 싶군 ㅡㅡㅋ)


(뭐 언제나 그랬듯이) 서론이 길었는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 조언, 위안을 주고, 의지가 되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착한 사람은 따지고 보면 가족도 없이 쓸쓸하게 살다가 건강이 나빠져 이제 좀 여생을 편히 쉬려고 하는 순간 세상을 떠야 한다는 설정이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위기의 주부들에는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일지는 모르지만.


+ Oh, my. Edie's out. Rumour confirm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