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기에는 돈이 든다

Life 2009. 2. 12. 21:14

프리스비의 박민숙씨의 도움으로 애플 기술 지원부에서 겨우 얻어낸 메일 답변 :
우선, "아이팟 터치가 운영체제및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기 위해 128 MB의 메모리를 확보한다는 것"에 대한 내용은 자료를 조회해 보았으나, 공식적인 문서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팟 터치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관련 포럼에서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기가 저렇게 진하게 해서 보냈다. 그런데 이를 어쩌지? 이건 전에 기술 지원부의 다른 직원이 이미 확인해 준 내용인데? ㅋ_ㅋ (너네 상담 내용 다 녹음하잖아... 자기들한테 불리한 내용은 지워버릴지도 모르지) 어쨌건 터치팟이 굴릴 수 있는 메모리는 기를 쓰고 모아봤자 50 MB. 멀티 태스킹은 천운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튕기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다.
커버플로우가 비정상 작동을 일으키는 경우에 대한 설명은 다음 내용으로 어느 정도 고객님의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 커버플로우의 넘기는 속도가 너무 빠른 상태로 지속되는 경우
커버플로우된 곡이 1900곡이 있는 경우, 너무 빨리 넘기다 보면, 로딩에 부하가 걸려 튕길 수 있습니다. 이 증상은 마치 윈도우 상에서 A 프로그램이 실행되기는 동안, B, C프로그램이 실행되면 컴퓨터가 멈추는 증상과 비슷한 증상입니다. 즉, 커버플로우를 실행하고 아주 많은 노래의 커버플로우를 빠르게 회전시킨다면, 프로그램과 CPU가 모든 동작을 따라가지 못하고 다운될 수 있습니다.
그래, 이거로구만.
그런데 커버플로우는 앨범 개수를 세야 맞는 게 아닐까? 그리고 '아주 많은'의 기준은 도대체 몇 개일까? (애플의 테스트 기준으로라면) 20개? -_-; '뭐라고요? 아이팟 안에 앨범이 700개나 들어있다고요? 그렇게 (아주) 많이 들어있으면 커버플로우 도중에 튕길 수가 있는데요!' 차라리 이렇게 말하면 속이나 시원하지. ㅡㅡ;
그리고 빨리 넘기고 천천히 넘기고를 떠나서 커버플로우만 들어갔다 하면 이렇게 되는데?

들어가면 바로 메모리가 12 MB로 떨어졌다가,

조금 지나면 이렇게 한 자리 수로 추락한다.

난 아무 것도 안 하고 노래만 듣고 있는데?(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고 있는 앱 없음) 커버도 팽그르르 돌린 게 아니라 천천히(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 번 손가락을 튕길 때 앨범 세 개 정도 넘어가게) 넘겼는데?
참고로 터치팟의 여유 메모리를 강제로 늘려주는 앱 FreeMemory(모든 나라의 앱스토어에서 1달러(에 상응하는 가격)에 구입 가능)는 여분 메모리가 4 MB 이하로 내려가면 재부팅을 해야 하거나 실행하는데 무리가 갈 수 있으니 하지 말라고 권한다. 메모리가 무려 4 MB!!! 타임머신을 타고 서울 올림픽에서 호돌이와 굴렁쇠가 잠실을 수놓던 때로 돌아가 컴질을 하는 것 같은 평지풍파를 느껴보라는 건가? -_-
2. 그림 파일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경우.
앨범 사진 파일 자체에 오류가 있다면 커버플로우 모드에서 그 사진 파일을 불러올 때 다운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증상이 있는 노래 주변의 노래를 모두 같이 지우고 테스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당신 지금 나랑 장난쳐요? 싸울래요?
3. ID 태그버전 차이로 인해 원할한 데이터 소통이 간섭받는 경우
MP3 파일의 경우, 노래 파일이 해당 포맷으로 인코딩 될때, 삽입되는 ID3 태그 버전이 이전 버전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 iTunes에 동기화시, ID3 태그의 커버플로우에 대한 캐쉬를 따로 생성하여 동기화를 하게 됩니다. 만약 이 캐쉬파일이 동기화 되는 도중 오류가 나는 경우, 아이팟상에서 커버플로우 활성화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CD를 리핑하면서 주로 AAC 포맷을 이용했다. (거의) 모든 MP3 파일도 ID3 v2를 쓴다.
아이팟은 소니처럼 재생할 때 파일 포맷과 비트레이트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면서 -ㅅ-
4. iTunes를 거치지 않고 드래그앤드롭으로 음악을 전송한 경우
노래를 iTunes에 추가하고 iPod과 동기화 하여야 하는데 iTunes를 거치지 않고 드래그 앤 드롭으로 바로 추가했을경우, 앨범사진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동기화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오류의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엄훠, 나는 몰랐네? 아이튠즈를 거치지 않고도 아이팟에 노래를 넣을 수 있다고??? (어디서 보긴 했음 ㅋ)
어쨌건 1번 말고는 그닥 영양가 없는 사항이네.

그리고 정작 내가 요구했던 메모리가 얼마 이하로 내려가면 홈 화면으로 튕기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_-;;


결국 박민숙씨의 말대로... 뽑기를 잘 해야 된다... 결론은 이거다. (오드리님 으흑 ㅠㅠ)

그렇다면 먼저 터치팟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새 제품을 교환받은 날 바로 2세대 해킹법이 공개되어서, 나는 이미 해킹한 터치팟의 재미에 풍덩 적셔진 상태. -_-ㅋ 테마로 터치팟을 꾸미는 건 블로그 스킨을 만드는 것과 거의 흡사하다. 아이폰이라는 변수가 다시 등장했지만, 분명 충격으로 시신경이 알아서 저절로 끊어질 정도로 터무니 없이 비싸게 나올 게 분명하고, 만약 아이폰의 건전지도 대략 이 수준이라면 아마 하루에 충전을 6번은 해야 할 걸? (아이폰 건전지에 대해서는 JNine님의 글을 참조하세요)

그래서... 다른(이를테면, 소니도 만들고 있다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휴대용 음악 재생 기기가 아닌 터치팟을 쓰기로 한다면(2세대 해킹툴 발표가 정말 절묘한 시점에 이루어 짐 ㅇㅅㅇ), 다음 단계로, 지금 이 물건을 그냥 계속 사용할지, 아니면 환불하고 뽑기에 다시 도전할지 결정해야 한다.
환불은 공짜지만, 뽑기를 하려면 돈을 내야하는 건 당연지사. 터치팟을 새로 사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37만원을 다 주고 바로 사거나, 인터넷몰에서 주문하고 언제 배송될지 몰라 천년만년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1월 14일 프로모션 행사로 2만5천원 할인해서 샀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건 뽑기의 비용은 2만원이 넘어가는 셈이다. (기다리는 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 그리고 두 번이나 뽑기 운이 없었는데 세 번째라고 (비교적) 멀쩡한 녀석이 뽑힐지도 알 수 없고, 또 어떤 다른 결점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여러분은 지금 애플에 대한 깊은 불신을 대충 얼버무려 표현하는 한 소비자의 코웃음을 구독하고 계십니다)


이 튕김 문제 때문에 엄청난(뭐, 대략) 시간을 쏟아부어 인터넷을 뒤져보니,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의외로 대범하게 대처하고 있다. 아무리 튕겨도 굽신굽신 절절매면서 사용하면 이건 인지부조화를 넘어서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전자기기(와 그 비싼 가격)에 압도당한 거지;;; (이런 사람 굉장히 많다는 것에 놀람) 이렇게 되면 오히려 내가 너무나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고 너무나 완벽하게 기능을 구현하도록 너무나 당연하게 요구하는 것 같잖아 -ㅅ-;;; 수리가 아닌 (차라리 새로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는게 나은) 리퍼만 고수하는 애플의 정책을 모르고 있다가 울분을 못 참고 따지는 사람들은 많아도 노래 파일을 문제 없이 재생하는 휴대용 음악 재생 기기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굉장히 너그러운가보다. (한국에는 없는) 애플의 논의 포럼(이게 왜 고객지원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는지는 의문;;; 단순히 그 포럼을 개설해 준 게 고객지원의 일부인가? 푸훗!)에는 오늘도 이런저런 불만사항이 쉴새없이 터져나오는데.
건전지만 해도 그렇다. 비됴 6시간 연속 재생? 차라리 명바기가 운하를 안 판다고 하는 걸 믿겠다. ㅡㅡ; 애플이 광고하는 터치팟의 수많은 기능을 다 즐기려면 휴대용 발전기를 들고 다녀야 한다. 싫으면 젖동냥전기동냥을 뛰던지... 그런데 컴퓨터가 있으면 컴퓨터를 쓰지 뭐하러 터치팟을 써? (피를 토하며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하는 효과를 입혀주세요. ㅎ)


- 그래서 잠정적 결론이 뭡니까?
- 그냥 이거 쓰려고요...;;;
- 앞뒤가 안 맞잖아요! 그럼 지금껏 궁시렁댄 건 도대체 다 뭐란 말요?
- 여기는 궁시렁게시판블로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