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지내고 나서 바로 집으로 안 가고 고모가 내일 친구네와 라운딩 간다며 작은아빠가 골프연습장 가는 걸 같이 따라가는 바람에 졸지에 낚시터에 간 것 마냥 심심하게 앉아있다가 공을 놓아주는 기계에서 공이 안 나오길래 한 번 털어주고 나오다가 기어이 드라이버에 팔꿈치를 정통으로 맞아버렸다.

드라이버는 뒤쪽으로 원을 그리며 머리 위까지 올라간다. 만약 스윙하러 내려오다가 맞았으면 아마 팔꿈치는 아작났을 거야.


공을 치기 위해 올라가는 드라이버의 궤도가 공교롭게도 하필이면 뒤로 돌아가 앉으려던 내 팔꿈치(그냥 팔도 등도 아닌 뼈밖에 없는 팔꿈치!)의 움직임과 접점을 이루다니! (응?)

충격을 흡수할 게 아무 것도 없는 팔꿈치에서 우주를 찢어발기는듯한 충격파가 온 팔로 퍼져나가 눈을 찡그리며 단말마의 고통을 호소하며 풀썩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홀연히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TV에서나 보던 운동선수들이 쓰는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주었다. (그러고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서 킥킥대며 아니 저기 저 학생이 드라이버에 맞아서 어쩌구 저쩌구... 하며 친절하지만 전혀 불필요한 상황 설명을 하고 돌아다님 -_-;;;)

오늘 일어나서 보니 멍도 안 들고 외관상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말도 안 돼!) 지금도 아프다. -ㅅㅜ

이런 무지막지한 걸로 팔꿈치에 직격타를 맞다니;;;




그런데 왼손잡이는 골프 연습도 아무 데서나 못 하겠군. 온통 오른손잡이만을 위한 세팅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