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행정학과의 법대 이전에 대한 교수님 간담회가 있었는데, 나도 안 갔으니 뭐 따로 할 말은 없다. (계속 관심있다가 정작 당일에는 까먹는;;;)
윤성식 교수님 외 두 분이 나오실 예정이라고 했는데, 행과 내부사정을 나는 모르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을 그냥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물론 나는 안 갔으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행과 커뮤니티에 올라온 간담회 내용 정리를 세 글자로 간추리면,



TBD
(어떻게든 결정은 날텐데, 그래서, 그냥 넋 놓고 기다리라고? -ㅅ-;;;)







사실 이렇게 행과 사람 일부와 법대 사람 일부만 떠들썩하게 하는 이 문제의 본질은, 행과 쪽에서 볼 때는 행과의 독립이다. 실제로 행과 교수님들은 몇 년 전부터(놀랍게도 상경계 열풍이 몰아닥쳐 행과의 인기가 시들해진 시점과 대략 일치) 행과의 독립을 추진해 왔다면서, 학부제를 시행하면서 이수하는 전공 학점도 줄어들고 행시 공부를 시작하는 타이밍도 늦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대고 있는데, 글쎄, 학부제를 시행하기 전에 전공 이수 학점이 얼마나 많았는지는 모르지만, 딸랑 12과목 들으면 제1전공 이수가 되는 얼토당토 않는 제도는 제2전공을 필수로 만들어버린 탓이고(의도는 좋지만 이건 어총장님의 잘못), 냉혹한 현실이야 어쨌건 행과 혹은 정대가 고시생만 찍어내는 곳도 아닌데, 행과 교수님과 학생들이 정대에서 떨어져 나오려는 것에, 정확히 말하자면 정경학부에서 발을 빼려는 것에 그다지 동의하기 쉽지 않다.
결국 행과의 목표는 (이름이야 어찌됐건 적어도) 언론학부처럼 단과대학 수준으로 분리되는 것일텐데, 법대로 일단 샤샥 들어가는 게 학교도 좋고 행과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운하 파고 돈도 벌고 기타 등등의 윈윈게임이라 이거다.


그리고 행과 사람들이 아닌 나머지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문제의 본질은 법대를 유지하려는 학교의 치졸한 꼼수인데, 행과 독립주의자(응?) 말고 과연 행과가 법대 밑으로 들어가는 게 행과의 독립을 위해 잠시 법대의 몸을 빌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은 흰쥐를 실험 도구로 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흰쥐의 실험 도구이며 흰쥐는 사람이 흰쥐를 실험 도구로 쓴다고 믿게끔 속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이 비유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읽어야 이해할 수 있다) 학교는 공공정책대학, 국정학부, 기타 등등 나중에 이름이 어떻게 바뀌건 간에, 그 탈을 쓰고 법대라는 물리적 실체를 계속 가져가고 싶은 거다.

물론 이런 난잡한 절차를 거쳐서 분리되어야 행과가 발전한다면야 나는 입다물고 뾰로통하게 구석에 쭈그려 앉아있어야지.